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로 기탁된 성금 일부를 교내 체육부 지원, 시설 보수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단원고 측은 학내 위원회 심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사용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교육관련 단체에서는 투명성 확보를 위해 외부기관에 기탁해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20일 성명을 내고 "단원고에 기탁된 기부금은 학교발전기금이 아닌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겪은 희생자와 생존자를 위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성금 형태로 낸 것"이라며 "기탁금을 외부 기관에 위탁해 투명하고 합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성금의 사용처에 대한 논란은 앞서 지난 15일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박주민(더민주·서울 은평갑) 의원이 단원고가 세월호 성금을 기존 학교발전기금에 편입해 학교운영비로 일부 사용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시 단원고의 발전기금 잔액은 37만5천원에 불과했으나 사고 발생 직후 같은 해 4월 한 달에만 11억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며 "단원고는 세월호 성금을 발전기금에 편입해 탁구부 급식비 지원 등 원래 취지와 동떨어진 용도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단원고는 지난 2014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2년간 학교발전기금 중 8천913만 원을 탁구부 급식비 지원, 전지훈련 경비, 운동장 배수로 정비작업, 교복 공동구매 등의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단원고 측은 세월호 성금을 학교운영비로 사용했다는 박 의원의 지적에 대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법하게 사용했다며 해명에 나서고 있다. 체육 활동 지원, 복지지원, 교육시설 보수·확충 등은 현행 초·중등교육법에 명시된 학교발전기금 사용 목적에 해당돼 적법하다는 것이다.

단원고 관계자는 "현행법상 학교는 '학교발전기금' 이외에 기부금품을 수령할 수 있는 다른 회계수단이 없다"며 "학교발전기금은 학생 교육활동과 관련된 학교별 특색있는 교육을 위해 조성되는 것으로 학교 기본운영비와도 회계상 분리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정면 대립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단원고에 기탁한 성금의 사용처와 운용 방식 등에 대한 적절성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