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단행된 경찰 치안감 인사는 철저한 지역안배와 세대교체의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치안감으로 승진한 9명 중 중부권과 영남, 호남 출신이 각각 3명을 차지함으로써 지역간 '황금분할'을 이루는 등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는 균형된 인사란 점이 우선 눈에 띈다.

김상환 치안비서관, 한진희 서울청 차장, 최석민 충북청장 등은 중부권, 윤시영 경찰청 수사국장, 서영호 중앙경찰학교장, 박영진 경남청장 등은 영남, 홍영기 경무기획국장, 임재식 전북청장, 한강택 전남청장 등은 호남 출신이다.

하지만 전체 치안감 22명 중 영남 출신이 절반에 가까운 10명을 차지해 영남 중심의 경찰 수뇌부 구조에서는 탈피하지 못했다.

여기에다 47년생 치안감들이 모두 '용퇴'함으로써 경찰 수뇌부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배성수 전북청장, 문경호 경찰종합학교장, 김옥전 부산청장, 이희경 강원청장등 47년생 치안감 중 일부가 유임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았으나 이번 인사에서 모두 물러났다.

지난 19일 단행된 치안정감 인사에서도 47년생인 김홍권 경찰청 차장과 하태신 경기청장이 물러나 47년생의 완전 용퇴가 이뤄진 셈이다.

반면 치안감으로 승진한 9명 중에는 40대 후반의 경무관이 3명이나 포함돼 경찰수뇌부는 한층 더 젊어지게 됐다. 서영호 중앙경찰학교장은 48세이고, 홍영기 경찰청 경무기획국장과 박영진 경남청장은 49세이다.

경찰인사상 최대 규모인 21명의 치안감 보직 인사가 단행되고 40대 후반 치안감들이 부상함으로써 앞으로 남은 경무관 및 총경 인사에서도 경찰내 세대교체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한 경찰 간부는 “경찰 수뇌부가 한층 젊어진 것은 새로 출범한 허준영 경찰청장체제의 개혁성이 더욱 강화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며 수사권 독립, 과거사 규명, 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 개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한 60년 경찰 역사상 최초로 여성 지방경찰청장이 탄생함으로써 여경들의 경찰 요직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제주청장에 임명된 김인옥 경무관은 지난해초 '여성 경무관 1호'가 된데 이어 이번에 여경 최초의 지방경찰청장에 임명됨으로써 여경들의 승진과 보직 영역 확대에 큰 힘을 실어주게 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