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앞 등굣길 교통안전 캠페인을 하고 있다보면 아이러니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내 자식을 위해 등굣길에 편히 데려다 주고 싶은 마음이야 어느 부모나 다 같겠지만 짧은 등교시간대에 아이들이 몰리는 학교 앞 정문까지 직접 승용차로 데려다 주는 모습을 볼땐 한편으로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 학교를 예로 들자면 아이들만 다니기에도 좁아 보이는 1차선 도로에서 등교하는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는 차량이 있었다. 차에서 내리는 아이와 뒤이어 차에서 내리는 엄마. 차는 정문 앞에 세워둔 채 아이가 잘 들어가는지 한참을 본 후 그제 서야 차를 끌고 유유히 사라진다. 그동안 등교하는 아이들은 서 있는 차를 피해 우왕좌왕하며 정문 안으로 앞다투어 들어간다.
필자가 승용차로 학교까지 아이를 바래다주는 모든 부모를 비난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모가 자식 생각하는 마음이야 어느 부모가 더 하고 덜 하겠는가. 다만 내 자식의 편리함을 위하여 남의 자식들에게 불편을 끼치지는 말자는 이야기다. 아이를 불가피하게 승용차로 데려다 줘야 한다면 정문을 피해 덜 붐비는 곳에 차를 주차하고 학교까지 함께 걸어간다면 그런 장사진을 이루는 풍경을 좀 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이에게 편리함도 중요하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를 먼저 알려준다면 그 배려에 대한 대가는 분명 자기 자식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다.
/송윤희 남양주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