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가 낙후된 용인공영버스터미널에 대해 늑장행정을 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경인일보 6월21일자 22면 보도) 터미널 건물이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 'E(불량)'등급을 받았는데도 보강조치 없이 1년 넘게 방치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용인시에 따르면 올 해 2월 (주)동부익스프레스로 부터 건물에 대한 기부채납을 앞두고 지난 해 해 5~7월까지 노후된 건축물(연면적 3천884㎡)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진행했다. 진단 결과 구조물 상태를 나타내는 5등급 가운데 최하인 'E등급'으로 판정됐다.

용역보고서는 건물이 붕괴되는 상태는 아니지만 강풍 및 폭설에 취약해 붕괴 위험이 있으므로, 광범위한 보강이 필요하다고 했다.

관련법 상 E등급의 구조물은 주요부재에 발생한 심각한 결함으로 시설물의 안전에 위험이 있어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 또는 개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그러나 1년이 넘도록 아무런 보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5년여 동안 용인공영버스터미널에 대한 구조물 보강공사는 물론 시설 개선 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시는 올해 터미널 화장실 보수공사비로 예산 2천만원을 확보했을 뿐 보강 또는 개축 관련 예산은 편성하지 않았다.

시는 터미널 이전 검토 등이 진행되고 있어 보강공사 등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지난 21일 조청식 부시장 주재로 공용버스터미널 시설 개선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터미널 구조물과 관련한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이달 중 긴급예산 2억원을 투입해 구조보강공사를 벌이는 한편 내년에 10억원 이상의 예산을 확보해 터미널 전면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터미널 신축 이전과 운영자 선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우선 급한대로 시설을 보강하기로 했다"면서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지방대중교통계획 수립 용역에 터미널 이전 여부 및 개축 등을 과업으로 포함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인/홍정표기자 jp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