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제물 삼아 계파 청산해야
'큰정치 하라'는 주민뜻 받들어
보수정당 가치 높이는데 주력
한국관광 제도개선 앞장서기도
과거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할 때 대변인을 지냈으며 2007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는 박근혜 경선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기도 했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초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을 맡아 새 정부의 모토였던 창조경제의 기틀을 다지는 데 일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동생인 지만씨와 '절친'이라는 이유로 항상 입각 대상에서 배제돼 박 대통령이 안타까워했을 정도로 대통령과 인연이 두텁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새 정부와 친박계에서 여론의 도마에 오를 때면 따끔한 질책으로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발언의 강도가 너무 강해 지만씨로부터 "이제 누나한테 찍혔다"는 농담 문자를 받을 정도로 혹평의 진가를 보였다.
그런 비판자 역할을 해온 그가 이제 칼을 직접 빼 들었다. 오는 8월 실시 되는 전당대회에 당 대표로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한 의원은 23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정권 교체를 위해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친박계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에 모두 빠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총선에서 '진박 감별사' 역할을 해온 최경환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후보들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다.
스스로 친박이라고 자처하면서도 자신을 제물 삼아 친박계를 해체하고 내년 대선을 위해 진정한 화합의 길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는 "요즘 나를 별로 친박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늘 친박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의 정치승리를 위한 친박이 아니라 정말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국정운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그런 친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번 정부와 친박계에 쓴소리를 한데 대해서도 "대통령은 나의 진정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대통령을 팔아 호가호위해 온 사람들은 이제 좀 빠져 달라"고도 했다.
그의 당 대표 출마는 최근 복당한 유승민 의원과 깊은 교감 속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소 가깝게 지내는 김무성 전 대표의 지원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방송 아나운서 활동으로 유명세를 날려 대중성이 있지만, 그동안 2선에 머물면서 조용한 행보를 보여 이젠 정치적으로 움직일 때가 됐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까칠한 정치적 색채까지 더해 새누리당의 젊은 층 공략과 경선흥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전평이다.
그는 "다음 주에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친박이면서도 비판자 역할을 해온 나를 제물로 계파를 깨야 한다"고 역설했다.
용인병 선거구에서 17대 총선 이후 내리 4선에 성공한 정치경험과 인지도 등을 업고 이번 전대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그동안 4차례나 당선시켜 준 주민들의 뜻도 당 대표 등 큰 정치를 하라는 표심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보수정당의 가치를 더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미래의 먹거리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역 의원 20여 명이 참여하는 '관광한국포럼'을 발족해 한국형 테마 복합리조트 조성 등 한국관광 제도개선의 길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