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는 집단적인 가치를 중요시한 농경문화가 지배했다.

권형진(동두천시청 지역경제과)
권형진 동두천시 지역경제과
전통적 공동체는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여 이익을 공유하고 사회안전망의 역할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농업을 기반으로 한 왕조시대의 몰락과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건국 이후 고도성장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과거 어느 때보다 급속한 사회적 변화를 겪어왔다. 전통적 가치였던 공동체적 가치관 해체가 가속화된 것이다.

최근 벌어진 강남역 살인사건, 구의역 사고, 상주 마을의 농약 사건 등은 성장과 발전 뒤에 가려진 우리 사회 어두운 단면이다. 국가중심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공동체적가치 희생은 그 반대급부였다.

이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의 시도들이 대두하고 있다. 대기업 중심에서 경영자, 노동자, 생산자, 소비자 등의 다양한 계층들이 참여하여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조직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자발적으로 탄생하고 있다.

허름한 달동네가 재건축과 재개발이 아닌 재생과 보존의 과정을 거쳐 한국의 산토리니로 재탄생한 부산 감천문화마을, 이름 없는 갯벌에서 어촌, 무인도 체험마을의 명소로 탈바꿈한 화성 백미리 마을 등은 신도시 조성과 다른 형태의 새로운 모습들이다.

지역의 구성원이 참여하여 이익을 창출하고 그 혜택을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긍정적 피드백이 새로운 경제생태계의 조성과 대안경제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7월 1일 사회적 기업의 날로 지정해 사회적 경제조직 간 교류와 연대를 촉진하는 박람회를 개최하고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따복 공동체 사업을 시행, 시대 흐름을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감시와 통제, 무분별한 경쟁을 넘어선 신뢰와 자율, 협력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공동체가 사회문제 해법을 제시하는 공감대 형성이다.

주민이 주체가 된 공동체라는 이름의 용광로가 모든 갈등을 녹여내고 담금질 할 수 있을 때, 갈등의 씨앗은 화합과 신뢰의 연철로 활짝 피어난다고 믿고싶다. 단단함의 온기가 가슴 곳곳에 전달된 변화의 시작이 내 주변에서부터 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권형진 동두천시 지역경제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