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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와 코스닥이 24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공포에 동반 폭락했다. 코스피는 3.09% 떨어진 1,925.24로 마감해 가까스로 1,900선을 지켰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7%대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4.76% 하락한 647.16에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객장의 모습. /연합뉴스

영국이 43년 만에 유럽연합(EU)과 결별하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현실이 되면서 당분간 국내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를 펼칠 전망이다.

지난 24일 예상밖의 브렉시트로 인해 '검은 금요일'을 이미 겪은 투자자들은 25일 개장하는 월요일 국내 증시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브렉시트 우려가 상당 부분 시장에 반영된 데다가 이 사안이 펀더멘털 붕괴를 가져올 이슈는 아니라며 코스피의 1차 지지선을 1,850선 안팎으로 예상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대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코스피의 단기 저점으로 1,850선을 제시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0년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크고 작은 리스크(위험)에도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에서 하단이 지켜져 왔다"며 "리먼 사태 때 PBR 0.95배까지 내려간 적은 있지만, 브렉시트가 리먼 사태에 준하는 펀더멘털 붕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일시적으로 강한 쇼크(충격)가 발생해 코스피가 올해 PBR 0.84배인 1,850선까지 급락하더라도 연기금 중심의 순매수 대응으로 단기 브이(V)자 반등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락 요인이 발생하겠지만,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진척되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비교적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으며 7월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로 1,900∼2,030선을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차 코스피 지지선으로 1,830선을 제시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되면 코스피는 평균적으로 15% 내외에서 급락했다"며 "하지만 브렉시트가 유로존 재정위기와 같은 금융위기와 다르다는 점에서 이번 낙폭은 고점 대비 10% 내외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충격에 따른 증시 비관론도 만만치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충격에 따른 코스피 1차 지지선은 1,880선이 될 것"이라면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선 일시적으로 심리적 지지선인 1,800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제시됐다.

교보증권도 코스피의 단기 저점을 1,800선으로 예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코스닥은 높은 신용융자잔고와 개인의 투매 상황이 겹쳐 하단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 안정을 확인한 뒤 기관과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실적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U는 오는 28일 브뤼셀에서 EU 회원국 정상회의를 열고 후속 조치를 강구할 계획이다.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주요 20개국(G20) 차원의 정책 공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7월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앞두고 각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