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는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계속해서 많이 내리는 비로 기상학적으로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장마의 어원인 '댱마'는 '댱(長)'은 긴, 오랜 이란 뜻의 한자어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맣'의 합성어로 여러 날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梅雨(Baiu)', 중국에서는 '梅雨(Mei-yu)'라고 한다. 기상학적으로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는 경우를 말하며 장마전선은 북쪽의 찬 고기압과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 사이에 형성되는 정체전선으로, 계절의 진행에 따라 남해 상에서 북상해 한반도에 접근해 한반도에 많은 비를 내리게 한다. 장마 기간에 우리나라에 평년(30년)기준으로 290~411㎜의 비가 내리고 연 강수량(1천307.7㎜)의 27%가량이 내린다.
그러나 장마라고 해서 계속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니다. 구름 낀 날만 지속될 뿐 강수량이 많지 않은 경우도 있다. 1973년에는 6월 25일에 장마가 시작돼 중부와 남부지방은 6월 30일에 장마가 짧게 끝났다. 또, 제주도도 7월 1일에 장마가 끝나면서 전국적으로 장마 기간이 6~7일로 짧게 기록되기도 했다. 이때 내린 비의 양은 전국 평균 71.9㎜로 연간 강수량의 약 7.1%에 불과했다. 반대로 2006년에는 평균 699.1㎜의 비가 내리면서 연 강수량의 49.1%의 비가 내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기록됐다.
이런 강수량의 차이에도 일반적으로 장마 기간에 일어나는 피해는 특성이 있다. 비가 넓은 지역에 내리기 때문에 피해 지역이 광역시나 도 단위로 넓게 나타난다. 또, 어느 정도 강한 비가 여러 날 내리기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홍수 같은 유형의 피해가 난다. 강한 강수로 인한 피해도 일어나지만 지속적으로 넓은 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생길 수 있는 형태의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피해는 개인적인 피해보다는 다수의 지역사회를 위협하고 피해도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는 특성이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날씨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특히 여름철로 들어오면서 장마와 장마가 아닌 기간과의 날씨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장마 기간에는 많은 비, 이후에는 본격적인 더위로 일반적으로 나뉘었던 날씨의 구분이 무색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장마가 시작됐다고 하는 것은 본격적인 여름철이 끝나는 9~10월까지는 계속해서 비로 인한 피해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장마철에 비 피해가 예상되는 위험지구에 대한 계속된 관리가 요구된다.
무덥고 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장마 기간을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을까? 장마 기간에는 습도가 높고 기온이 높아 식중독에 걸리기 쉬울 뿐만 아니라 지치고 무기력해진다. 장마철 식중독에 걸리지 않기 위해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고 상하기 쉬운 음식은 바로 냉장고에 보관하며, 빨래 등은 날씨 좋은 날 몰아서 하는 등 세심한 위생관리와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남재철 기상청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