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공사의 평당 2천200만원대 상가임대분양에 반발하고 나선 수원 팔달문시장 주차빌딩 철거상인들(경인일보 31일자 19면 보도)이 '내가게 마련의 꿈은 커녕 노점상으로 내몰릴 처지에 놓였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31일 팔달문시장 철거상인대책위(회장·당진용)에 따르면 경기지방공사가 요구하는 평당 평균 2천200만원인 턱없이 높은 임대분양가를 낼 철거상인들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인들은 이에 따라 사실상 내가게 하나 장만하겠다고 참아온 지난 4년여 동안의 세월이 헛고생으로 돌아갔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경기지방공사측은 지난 2001년 사업 착수 당시 팔달문시장 상인연합회 등이 500여대 수용규모의 대형 주차전용빌딩 건립을 요구하자 지상 1·2층에 상가점포가 들어서는 지상 7층 규모로 계획했다.

그러나 설계 및 공사추진 과정에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상 최고 높이가 16.2m로 제한되자 주차장 수용규모를 지상 5층 358대로 축소했고, 점포도 지상 1층 868.38㎡에만 설치키로 대폭 수정했다.

철거상인들은 “당시 공사측이 당초 1·2층 상가점포 입주계획을 짜면서 철거상인 지원대책과 부족사업비 확충대책을 수립한뒤 주차빌딩 규모가 줄어들자 2층 상가점포를 주차장으로 변경하는 조건으로 철거상인들에게 우선 상가분양권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결국 공사측이 상가철거에 따른 영업보상비 2천만~3천만원(상인 1명당)을 받고 철거에 응한 뒤 인근 팔달문·영동·지동시장 거리 일대에서 노점상 생활로 생계를 이어왔다.

철거 상인 이모씨는 “남의 건물에 세들어 장사했지만 노점상보다는 낫다고 위안하며 장사를 해오다 나중에 가게자리를 주겠다는 말에 노점상 생활을 견뎌왔다”면서 “이제 와서 1억원이 훨씬 넘는 돈을 요구하며 1년짜리 임대분양권을 주겠다며 생색을 내는 공사측의 태도에 분노를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철거상인 김모씨는 “가게 빼앗기고 눈비를 맞으며 노점생활을 해온 결과가 고작 평생 노점상 신세로 전락되는 것이냐”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책위 당진용 회장은 “30명의 철거상인중 3명을 제외한 나머지 27명 모두 남의 건물에 세들어 장사하던 영세임대상인들로 이런 조건인 줄 알았다면 주차빌딩 사업 추진 자체를 원천봉쇄했을 것”이라며 “공사측에 더 이상 우롱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