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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욱 안양동안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
경기청 종합상황실 통계에 따르면 7월 현재 경기청으로 접수되는 112신고 건수가 하루 1만 건을 넘는다고 한다. 신고내용 또한 "집 앞에 죽은 고양이가 있어 무섭다"는 신고부터 "찹쌀떡 장수의 찹쌀떡 판매 소리가 시끄러우니 해결해달라"는 등 매우 다양하다.

굳이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 경찰의 직무범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경찰은 도움을 요청하는 국민에게 그 내용을 불문하고 최선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 때문에 112로 접수되는 모든 신고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112신고 총력대응 체계'를 구축하여 신고 접수 및 해결에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 속에서도 경찰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의 이런 노력과는 달리 112신고 시 최전선에서 출동하는 지구대 근무자인 필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현장 경찰관들은 '112신고 요령'을 모르는 국민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네, 경찰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 경찰이죠? 제가 맞았어요. 이사람이 절 때렸어요. / 네, 경찰이 바로 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계신 곳이 어디시죠? / 이 사람이 절 때렸어요. 제가 지금 붙잡고 있어요. 빨리 오세요 빨리. / 신고자분, 조금 진정하시고요. 신고자분과 가장 가까운 경찰을 신속하게 보내 드릴께요. 계신 위치가 어디시죠? / 여기 ○○동 이에요. 빨리 오세요 빨리. / 신고자분, 지금 눈앞에 보이는 큰 건물이 있나요? 간판 상호나 전화번호도 좋구요. 가까운 전봇대 일련번호도 좋습니다. 신속한 출동을 위해 정확한 위치를 좀 알려주세요. /



이처럼 112신고를 하는 피해자들은 매우 흥분한 채 본인이 당한 피해 사실을 진술하기에 급급하지 정작 신고자의 현재 위치를 먼저 말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상황실 요원이 흥분한 신고자를 진정시키고 '현재 위치'를 신고자로부터 이끌어 내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이는 결국 출동시간의 지체로 이어진다.

신속한 출동은 112신고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경찰은 출동 시간을 1분이라도 더 단축하기 위해 순찰차 신속배치시스템(IDS)을 개발하는 등 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는 신속한 출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우리 사회는 수많은 상황으로부터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매일 넘쳐나는 112신고 속에서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한 출동이 요구된다는 것엔 이론의 여지가 없으며, 중요한 사실은 결국 신속한 출동은 신고자의 올바른 신고요령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신속한 출동을 통해 제공되는 치안서비스의 최종 수혜자는 국민 자신임을 생각하고, 112 신고접수 시 가장 중요한 정보는 신고자의 '위치'임을 명심하여 올바른 신고요령을 익힌다면 각종 범죄로부터 국민 모두가 좀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고성욱 안양동안경찰서 범죄예방진단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