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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국립공원인 사패산 자락 숲속에 위치한 S배드민턴클럽.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은 그대로 국립공원 수림으로 옮겨 붙을 수 밖에 없다. /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

수도권 주요 도로 하부공간
북한산국립공원내 우후죽순
불법 건축물로 '관리 사각'
화재땐 대형산불 속수무책

의정부시에 위치한 일부 사설 배드민턴장들이 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불법 건축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해당 배드민턴장들은 불법 건축물인 탓에 관계 당국의 관리·감독에서도 제외되는 등 화재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를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

27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북한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서부우회도로 주변으로는 의정부시에서 활동하는 배드민턴동호회가 배드민턴장을 설치해 이용 중이다.

당국의 관리가 허술했던 수십 년 전, 지역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사설 배드민턴장들이 단속을 피해 점점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서 현재는 북한산국립공원 내 산림이 무성한 곳이나 주요 도로 하부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들 배드민턴장 모두 건축물대장도 없는 불법건축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의정부예술의 전당 뒤쪽에는 비닐하우스 구조물로 약 450㎡ 넓이의 S배드민턴장이 사패산 숲 속 깊이 위치해 있다. 또 서울외곽순환도로와 서부우회도로 하부 공간 등산로 옆쪽으로는 A배드민턴장 등 두 곳의 배드민턴장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의 배드민턴장들은 모두 전기를 이용한 조명시설을 갖춘 데다 유지관리 명목으로 회원들로부터 일정 금액의 회비를 받고 있다.

더욱이 해당 배드민턴장들은 도봉산과 사패산 등 북한산국립공원 등산로 상에 위치해 있어 화재 발생 시 대형 산불로 번질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등산객 고형석(31·부천시)씨는 "이런 불법 배드민턴장에 불이라도 난다면 도로 이용의 불편은 둘째 치고 아름다운 국립공원까지 모두 타 버릴 것"이라며 "또 다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을 듣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해당 배드민턴장에 대한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불법건축물이 맞지만 방치된 것은 사실"이라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의정부/정재훈기자 jjh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