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x4cm[1].(김민기회장사진)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인천시체육회 회장인 인천시장의 직무를 대행해야 할 체육회 상임부회장이 경기도 체육단체장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언론보도다. 지난 연말 통합 시체육회 출범 때 부임해 실질적으로 시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강인덕 상임부회장이 이전부터 유지하고 있던 국민생활체육 경기도농구연합회장과 동두천축구연합회장직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것이다.

300만 인천광역시 체육을 총괄해야 하는 핵심 위치에서 맡은 일에 집중해도 힘이 모자라는 판에 타지역 체육 단체장을 겸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인천의 한 체육인은 최근 열린 인천시장배 농구대회 참관 차 강 상임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국일정공 부지에 위치한 국일생활체육관을 방문했다가 당황스런 광경을 목격했다고 한다. 체육관 사무실에 인천시 농구협회와 경기도 농구협회가 명기된 문패가 버젓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우리 인천지역 체육회의 최고 자리에 있는 사람이 버젓이 경기도 체육단체장을 유지하고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나 대한체육회의 정관상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인천 체육 역량 결집 차원에서 타 지역의 단체장직을 하루 빨리 정리하는 것이 300만 인천 시민을 무시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지난 연말 새로 발족한 통합 인천시체육회 임원(이사) 구성에도 경기인 전문체육인이 한 명도 없어 체육인들의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 감사 2명을 포함한 30명의 신임 임원 선출에서 변호사, 회계사가 맡는 감사를 뺀 나머지 28명 가운데 인천 시장과 당연직 부회장 5명을 제외한 이사 22명 중 경기인 출신의 체육인이 단 한 명도 없어 이사진이 특정 인물의 인맥으로 이뤄지는 파행적 인사였다는 꼬리표가 지금도 따라다니고 있다. 인천시체육회는 현재 100여개 단체 20여만 명의 회원이 속한 거대기관으로, 이에 합당한 인물을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인을 상임부회장이라는 막중한 직책에 임명했다는 것은 전문성이나, 가맹단체 및 지역 체육 원로들과의 소통을 고려할 때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시·도를 순회하며 전국체전이 열린다. 만약 인천시 팀과 강 부회장이 맡고 있는 경기도 팀이 겨루게 됐을 때 과연 강 상임부회장은 어느 쪽 편을 들까? 기가 찰 노릇이다.

강 상임부회장은 "경기도 농구연합회는 이달 말 회장 임기가 만료돼 새로운 회장을 뽑게 되어있다"며 "상임부회장 부임 후 후임자를 물색했지만 결격 사유가 있거나 수천만 원의 협회비를 낼 정도의 재정적 뒷받침을 할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동두천시 축구연합회장도 올해 초부터 현 협회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부회장 중심으로 운영하는 비상체제로 운영 중이며 통합에 맞춰 새로운 회장을 뽑게 될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의 원로 체육인들은 한마디로 치졸한 변명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애초에 그럴 뜻이 있었다면 부임 즉시 경기도 체육회에 가맹단체 회장직 사표를 제출했어야 함에도 버젓이 자신의 회사에 경기도 농구연합회란 간판을 내걸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300만 시민의 자긍심과 정체성 고취에 절대적인 체육 분야의 인사가 사전검증절차 없이 인사권자인 인천시장의 측근 위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또 이 같은 인사가 재발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다. 적재적소에 적응할 수 있는 인사발탁의 시스템이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인천시체육회 상임부회장 같은 부적절한 인사는 다신 없어야 한다.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