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BA 경량급 선수 부족탓 허가
'3위 이상 입상' 땐 리우행 가능
내달 2일 계체량 통과 최종관문


한국 복싱 경량급(49㎏급)의 간판스타 신종훈(27·인천시청)이 극적으로 리우행 비행기의 탑승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신종훈의 국제대회 출전을 불허했던 국제복싱협회(AIBA)가 돌연 태도를 바꿔 신종훈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대회 출전을 허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종훈은 오는 7월 3~8일 2016 APB/WSB(월드시리즈복싱) 대회에서 3위 안에 들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얻게 된다.

인천시체육회와 대한복싱협회는 29일 AIBA가 이메일을 통해 신종훈의 올림픽 선발대회 출전을 허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신종훈은 AIBA가 복싱의 인기 부활을 노리고 추진한 프로리그인 APB 계약을 어기고 전국체전에 출전했다는 이유로 2014년 말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신종훈의 징계는 지난 4월로 만료됐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아 올림픽 예선 참가 자격이 없었다.

앞서 AIBA는 징계기간이 끝난 신종훈이 지난 5월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열린 '2016 콘스탄틴 코로트코프 메모리얼 국제복싱대회' 출전을 불허했고, 최근까지도 이번 APB/WSB 대회 출전에 대한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신종훈은 APB와 계약을 했지만, APB 대회에 뛴 적이 없어 참가 자격 자체도 안됐다. 이 대회에는 APB 전적이 2경기 이상인 선수만 뛸 수 있었기 때문에 신종훈의 리우 올림픽 출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한복싱협회 측은 AIBA가 돌연 태도를 바꿔 신종훈의 APB/WSB대회 출전을 허가 한데 대해 해당 체급 출전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거의 포기하고 있었던 신종훈은 이번 대회에 마지막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신종훈의 계체량 통과다. 신종훈은 최근까지 올림픽 선발대회 출전에 대비해 몸만들기를 계속해 왔으나, 현재 계체량을 3.5㎏ 가량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베네수엘라로 떠날 예정인 신종훈은 계체량이 열리는 7월 2일까지 3.5㎏ 이상을 감량하고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하는 피말리는 과정을 넘어서야 한다.

김원찬 인천시청 총감독은 "시체육회 관계자들과 함께 신종훈에게 출전 가능 통보를 하면서 체중을 맞출 수 있겠냐고 물었다"면서 "힘들면 출전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선수의 출전 의지가 강하다. 남은 시간 계체량 통과와 함께 체력, 정신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종훈의 불참 속에 한국 복싱 대표팀은 지난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선발대회에 이어 최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끝난 패자부활전에서 단 한 장의 올림픽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