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한다고 공표해 학교, 학부모, 교원단체 등 교육계에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찬성 측은 대입 위주의 획일적인 교육환경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주도하는 방과 후 학습이 이뤄질 첫 단계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반대 측은 일률적으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기보다는 지역별, 학교별 특성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간자율학습 폐지에 찬성한 수원의 한 고교 교감은 "학생들이 대입 위주의 암기교육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야자 폐지는 경기교육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경기지역에서 9시 등교를 전국 최초로 도입할 때도 찬반 의견이 분분했으나 학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아침이 있는 삶'을 만들어줬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야자를 반강제적으로 진행하면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재정 교육감이 '야자 폐지'를 선언한 배경에도 '학생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대입 위주의 교육 체제에서 야자 폐지는 오히려 사교육을 확대하거나 지역별, 학교별 학습 격차를 벌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교원단체 등은 도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파주의 한 고교 학교장은 "대도시는 도서관, 독서실, 학원 등 학생들이 학교 밖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지만, 중소도시나 도서벽지는 야자 시간에 학생들이 서로 도와가며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도가 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교육협력사업비 750억원의 일부를 투입해 지난 3월 1일부로 바닥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해결하자는 도의회의 제안(경인일보 6월29일자 3면 보도)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혔다.

당초 학교 급식과 초등학교 노후 화장실 개선 등에 사용키로 논의했던 예산을 누리과정에 투입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동맹' 관계였던 도의회 야당과도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강기정·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