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성경·기서·역사·문학속
온세상 꿈과 신비한 생물세계
동서고금 방대한 이야기 담겨
책장마다 매혹적 풍경 한가득


■보르헤스의 꿈 이야기·보르헤스의 상상동물 이야기┃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남진희 옮김. 민음사 펴냄. 307·304쪽. 각권 1만4천800원


보르헤스의 꿈이야기
보르헤스는 하나의 도서관에 필적할 만큼 방대한 지식을 머리에 담고, 하나의 우주에 비견할 만큼 분방한 상상을 가슴에 품은 '우리 시대의 사서'로 불린다. 그가 직접 고른 동서고금의 전승과 다양한 문헌에 기록된 꿈과 상상 속 동물들의 세계가 책에 담겼다.

보르헤스에게 꿈이란 바로 다른 삶이자 우리 인생을 구성하는 중요한 조각보의 일부이다.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인간 모두에게 꿈은 현실과 무의식 사이의 숙명적인 극장이다. 이곳에서는 피할 수 없는 연극이 상연된다.

보르헤스가 편찬한 책 가운데에서도 특히 그 아름다움과 환상성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꿈 이야기'는 수메르 신화에서부터 창세기, 북유럽 전승, 프랑스 왕정, 아르메니아의 역사, 중국의 기서, 나아가 보르헤스 개인의 단상까지 망라하며 온 세상에 편만한 꿈들의 화첩을 그려 냈다.

오늘 밤 독자의 꿈속을 찾을지도 모를 기괴하고 신비하고 매혹적인 풍경이 페이지마다 펼쳐진다. 한밤중 홀로 읽을 때 가장 아름다운 책이다.

'상상 동물 이야기'는 신화와 문학, 전승과 문헌 속 상상의 동물들이 가득 담긴 색다른 박물지다. 다리가 여섯 달린 영양, 불사조 피닉스, 일각수, 스핑크스, 그리핀 등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신비한 동물들부터, 요정, 골렘, 놈, 님프 등 신화 속 정령에 가까운 생물들까지, 보르헤스가 꾸며 놓은 이 동물원은 정교하고 매혹적이다.

일곱 번이나 '뉴욕 타임스' 올해의 일러스트 북에 선정된 피터 시스가 특유의 화풍으로 그려 낸 상상 동물의 이미지들이 상상동물의 세계로 가는 길을 넓혀준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