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병원에서 맹장수술을 받은 중학생이 수술 5시간여만에 숨져 유족들이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수원중부경찰서와 유가족들에 따르면 수원 모 중학교 2학년 박모(14)군이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수원 S병원에서 맹장수술을 받은뒤 혼수상태에 빠져 오후 7시 20분께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뒤인 8시 25분께 숨졌다.

박군은 S병원에서 맹장수술을 받기 전 3일동안 S의료원에서 장염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사망당일 집근처 S병원에 입원해 '맹장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박군은 수술뒤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고, 결국 숨졌다.

박군의 아버지(47·회사원)는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있느냐”며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맹장수술을 받다 죽는 경우는 없다”며 병원측의 과실로 인한 의료사고라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또 “정확한 사망결과가 나오고 병원측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일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일체의 장례절차를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S병원 관계자는 “이미 복막염으로 번질 정도로 위험한 상태였고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다”며 “국과수 부검 결과 우리측에 과실이 있으면 무조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정확한 사망원인이 안나와서 조심스럽지만 미리 맹장염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이런 결과까지 나왔을지는 미지수”라며 다른 기관의 과실 여부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S의료원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라며 “정확한 진료내용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2일 국과수 부검을 실시했으며 정확한 분석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결과가 나오는대로 병원측의 과실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