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전지도
인천지역 초등학생들이 직접 학교 주변을 발로 뛰며 제작한 '우리 학교 안전지도'.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경찰청 '우리학교 지도 콘테스트'
177개교 609개 작품… 14일 작품 선정
학생들 직접 동네 다니며 문제점 조사
출품 작품 치안 정책에 적극 반영키로

"초등학생들이 직접 만든 안전지도, 경찰도 놀랐어요."

인천지역 초등학생들이 학교주변 위험 요소나 등굣길 안전 사각지대 등을 꼼꼼히 기록한 '학교 안전지도'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며 만든 안전지도를 치안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인천 경찰청은 전국 경찰 중 처음으로 학생들의 시각으로 학교주변 위험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치안정책에 반영하기 위한 '우리 학교 안전지도 콘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4일 심사를 통해 우수작을 발표할 예정인데 인천지역 177개 학교에서 609개 작품이 출품됐다. 학생들은 학교 반경 500m 내에 있는 CCTV 위치에서부터 보안등이 없는 으슥한 골목길, 인도가 없어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이면도로 등을 지도에 꼼꼼히 기록했다.

인천 연수구에 있는 함박초등학교 학생들이 출품한 학교 안전지도에는 '사용하지 않는 버스정류장 때문에 인도 폭이 좁아 통행이 불편하다(성일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 '쓰레기 무단투기로 악취가 심하고 청소년 비행위험이 있다(문남공원)',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없어 등굣길 교통사고 위험이 있다(문남마을 아파트)' 등 자신들이 직접 동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곳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 지도에 표시했다.

학교 안전지도
인천지역 초등학생들이 직접 학교 주변을 발로 뛰며 제작한 '우리 학교 안전지도'.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청량초등학교 학생들도 학교 주변을 돌아보고 안전한 곳과 위험한 지역을 색깔별로 구분해 지도에 알기 쉽게 표시해 놨다.

만약의 일이 벌어졌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 경비실 위치와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위치 등을 세심하게 기록해 놓은 학생들도 있었다.

학생들은 4~5명씩 팀을 이뤄 전담 교사와 함께 학교주변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도를 제작했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생들이 지적한 위험 요인 중에는 교통과 관련한 것들이 많았다. 차와 보행자가 뒤섞여 다니는 학교 앞 도로나 주차장 출입구, 불법 주·정차가 돼 있는 갓길 등 학생들의 눈에 비친 등·하굣길 환경은 여전히 위험하기만 했다.

경찰은 이렇게 인천지역 초등학생들로부터 출품받은 학교 안전지도를 치안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어른의 눈이 아닌 어린이들의 시각에서 접근한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들이 출품한 안전지도를 보고 우리도 놀랐다"며 "일선 경찰들도 놓치기 쉬운 안전위험 요소들을 학생들이 꼼꼼히 적어놔 순찰 동선 등 치안 정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