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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Euro) 2016은 올해 열리는 '유럽 월드컵' 격이다. 그만큼 유럽 축구 열기는 뜨겁고 경기장 관중은 모두 미친 것 같다. 골문 앞서 슈팅만 해도 수만 관중의 엉덩이는 일제히 들썩거리고 골이 터졌을 때의 열기와 열광, 광기는 말도 못한다. 일제히 일어나 외치는 열띤 환호성과 괴성이라니! 주최국이 연승, 우승이라도 하는 날엔 하늘도 깨질 듯 요란하다. 그런데 이번 유로 2016은 두 나라가 이변을 연출, 더욱 흥미롭다. 먼저 첫 출장의 웨일스가 4강에 든 이변이다. 영국 연방 4개국 중 하나로 지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때 잉글랜드와 함께 탈퇴 표를 던졌던 인구 300만명의 소국이 웨일스다. 그런 나라가 벨기에를 3대1로 격파, 2002년 서울 월드컵의 한국처럼 4강의 기적을 이룬 거다. 또 하나 이변국은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로 프랑스에 져 4강엔 실패했지만 유로 축구 첫 본선 진출에 이어 8강까지 오른 것이다.

그런데 아이슬란드가 얼음처럼 차갑게 축구종국 잉글랜드를 깨고 8강에 오른 것도 이변이지만 그보다 더 큰 기적이 있다. 그 잉글랜드와의 경기를 지켜본 33만 인구의 아이슬란드 시청률이 무려 99%를 넘었다는 거다. 1차 리그 돌파 때(오스트리아 전)의 시청률이 99.8%였고 이어 결승 토너먼트 1회전인 잉글랜드 전이 99.3%였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의 열기는 더욱 대단했다. 방금 숨이 넘어가는 환자 외엔 젖먹이까지 유로 2016에 폭 빠진 결과다. 아이슬란드의 특장(特長) 스포츠는 축구와 핸드볼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땐 남자 핸드볼이 은메달을 땄을 정도다. 그 때 은메달 시청률도 90%를 넘었었다고 했다. TV시청률이 90~99.8%라니! 그 나라 말고 지구촌 어느 구석 촌민들이 또 그럴 수 있다는 건가.

가히 스포츠 열광시대 광열(狂熱)시대고 그 대표 국가가 아이슬란드가 아닌가 싶다. 그런 열기로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 추위를 덥히는지도 모른다.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골을 넣은 시그도르손, 비아르드나손 같은 선수의 인기는 호날두, 메시 못지않다. 부자 구단 첼시의 주전 공격수(구드욘센)도 있었다. 다음 유로 2020 땐 우승하기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