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욱
조재욱 경기도의원 (새·남양주1)
경기도는 올해 초 고양 킨텍스 등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대규모 전시시설(MICE 시설)에 면세점을 허가토록 관세청에 건의했다. 현재 관세청장의 보세 판매장 운영 고시에는 광역단체 단위로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30만명 증가할 경우 신규 면세점 특허를 내줄 수 있도록 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매년 30만명 씩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이에 따라 도내 면세점 추가 개설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건의안을 제출한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 9개, 제주 3개, 부산 2개, 인천 1개, 경기 1개의 시내 면세점이 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 시내 면세점은 지난해 6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지금도 서울 도심이 공회전 차량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데, 앞으로 이 문제를 포함해 서울시의 교통 체증 및 숙박 시설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에는 2013년 218만명, 2014년 185만명, 지난해 176만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도내 관광지 별로는 파주 임진각, 용인 에버랜드, 용인 한국민속촌, 파주 제3땅굴, 수원화성 등 순으로 많이 찾았다. 이러한 관광객 방문 현황과는 다르게 수원 1곳에서만 면세점을 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도내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와도 물건을 사며 돈을 쓸 곳이 거의 없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적극 반영한 품목이 입점된 수요 맞춤형 시내 면세점 확충이 필요하다. 2013년 12월 개장한 경기도의 유일한 시내 면세점은 향수, 화장품, 가방 등 52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그러나 해외 고가 브랜드의 입점이 무산되면서 고객 유인을 위한 경쟁력 확보가 어렵게 됐고 무늬만 면세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기도를 방문하는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관광객의 필수 코스는 면세점이다. 도가 제출한 건의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최근 3년간 193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경기도에는 많으면 4개까지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다. 신규 면세점이 경기도에 설치되면 서울 시내 면세점보다 훨씬 여유롭고 실속 있는 쇼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관세청은 면세점 부족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할 것이며, 관광 환경의 현실을 고려해 면세점 설치와 관련된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경기도 또한 도내 일부 특정 지역과 관광 상품에 관광객이 편중되는 현상을 방지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실효성 높은 정책 개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조재욱 경기도의원 (새·남양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