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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
"국민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디든지 바로 달려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모든 민원은 친절하고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이 다짐은 전자제품 서비스센터나 자동차보험 회사가 아니라 다름 아닌 우리나라 경찰청이 생활안전서비스 헌장을 통해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1894년 갑오개혁 때 우리나라에 처음 경찰제도가 도입된 이후 그동안 경찰은 많은 변화를 거듭하며 오늘날 국민과 함께하는 '민중의 지팡이'로 자처하고 있다. 경찰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국민의 경찰'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어떠한 조직이든 조직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오래도록 쌓아온 조직 전체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경찰은 어느 조직보다도 경찰 개개인의 직무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경찰 한 명의 잘못이 경찰조직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숱한 경험을 통해 터득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경찰의 이러한 노력이 아직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게 현실이다. 과연 경찰이 국민의 작은 어려움에도 달려와 친절하게 처리하고 있을까.

얼마 전 의정부에 사는 A씨는 집 마당에서 기르던 개를 도둑맞았다. 갓 태어난 강아지 때부터 온 가족이 돌보며 가족처럼 지냈고 더욱이 생전의 부친이 자식처럼 알뜰히 보살핀 개를 도둑맞아 황망하기 이를 때 없었다. 개가 목줄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터라 절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우선 경찰에 신고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듯 마치 가족이 갑자기 유괴된 것 같은 심정으로 근처 CCTV(폐쇄회로 TV)라도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것은 "개 한 마리 잃어버린 것 가지고 어떻게 CCTV를 일일이 조사합니까?"라는 퉁명스런 대답뿐이었다. 결국 잃어버린 주인이 알아서 찾으란 소리였다. 개인적으로 이해는 하지만 업무상 민원인을 응대하는 올바른 태도는 분명 아니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찰의 안일함이 비단 도둑맞은 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고업무의 최일선에 있는 상황실 근무자의 부주의로 신고자가 범죄자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없이 외쳐대던 경찰개혁의 핵심은 한가지로 요약된다. 바로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다. 경찰의 서비스 헌장에 나와 있는 다짐처럼 사소한 민원 하나에도 어디든 달려와 친절하고 신속, 공정하게 처리하는 진정한 경찰 한 명이 참으로 아쉬운 시대이다.

/최재훈 지역사회부(포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