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댐(dam)을 일본에선 '다무(ダム)'라고 해 웃기고 중국에선 '제패(띠빠)'라고 해 별나지만 '제'는 '둑 堤'자, '패'는 土옆에 貝가 붙은 '방축 패'자다. dam 하면 또 n이 하나 더 붙어도 발음은 같은 damn부터 떠올라 안 좋다. '갓댐(god-damn)' '뒈져라(Damn you)' 등의 그 '댐'이고 과거분사 damned는 '저주받은'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어 따위는 문제도 아니다. 거대 댐이 무너졌다 하면 그 피해는 상상도 못한다. 2005년 2월 파키스탄 남서부 항구도시 파스니(Pasni) 근교의 댐은 축조된 지 불과 2년 만에 붕괴, 1천800여명이나 사망 또는 실종됐고 1963년 10월 이탈리아 베이온트(Vajont) 댐 붕괴는 2천600명의 목숨을 삼켜버렸다. 그보다 더 큰 사상 최악의 댐 붕괴사고는 또 1975년 8월 중국 양쯔(揚子)강 하류에서 터졌다. 무려 8만5천명이 죽고 그 후유증인 전염병과 기근으로 인한 사망자만도 14만5천명에 달했다.
그런 사고에 비하면 223명이 죽은 1993년 8월의 중국 서북부 칭하이(靑海)성 티베트자치주의 꺼우허우(溝后) 댐 붕괴 피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2002년 6월 시리아 서부 하마(Hama)의 오론테스 강 댐도 무너져 10여명이 죽고 그 두 달 뒤인 8월엔 독일 토르가우(Torgau) 인근 엘베 강 댐도 붕괴, 19명이 숨졌다. 국제대형댐위원회(ICOLD)에 의하면 전 세계 강에는 대형 댐만도 4만5천개나 있다지만 유독 중국의 댐 붕괴사고가 잦은 이유는 전 세계 댐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많은 탓이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국 대소 댐 8만여 개 중 3천200개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붕괴 외에 또 다른 공포는 무단 일시방류로 인한 피해다. 북한이 2009년 9월 남측에 통고도 없이 황강 댐을 방류, 임진강 야영객 6명이 목숨을 잃은데 이어 어제도 통고 없이 방류했지만 사전 대비로 무사해 다행이다. 북측 댐 관리자가 이른바 '하류 편의주의'인 하몬주의(Harmon's Opinion)를 위반한다는 건 상식 밖이다. 북한이 금강산댐을 쌓아 폭파시키면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꼴깍 잠긴다는 건 1986년 당시 정권의 허풍이었지만 댐 붕괴나 수공(水攻) 세례가 무섭다는 건 상식 중 상식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