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의 '맑음터공원 캠핑장'은 오산천변 환경사업소 부지에 마련되었다. 환경기초시설인 하수처리장 주변에 야영장을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추진되자 초기에는 '말도 안 된다'며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시 공무원들은 선진사례를 조사하고 자료를 연찬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추진했고 이제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치고 만석, 만실을 앞두고 있다.
과거에 캠핑은 젊은이들의 전유물로 여겼다. 1970년대 시골에는 검정 미제(美製)천으로 텐트를 만들고 석유 버너에 밥을 해먹으며 10일 이상 야영을 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당시 캠핑은 무전여행과 한 조를 이뤄서 청춘들의 번뇌를 삭이는 과정이었다.
요즘에는 1박2일이나 2박3일 동안 현대적 장비를 갖추고 안전한 곳에서 캠핑을 하는 젊은 부부가 많다. 자라나는 어린이, 생각이 깊어지는 중고생들에게도 부모와 함께하는 '캠핑장 1박2일'은 다른 무엇으로 대체할 수 없는 참교육의 결정체라고 본다. 단체생활을 통해, 야영을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노련하고 경험 많은 이웃집 가정의 1박2일을 보면서 학교나 사회에서 만날 수 없는 새로운 사회적 교육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양보와 배려를 배우고 삶의 의미를 스스로 깨달을 것이다. 사방팔방이 나일론천 한두 장으로 마주한 이웃을 어떻게 대면하고 어찌 생각할 것인가 하는 착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이웃집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를 벤치마킹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정말로 '맑음터공원 캠핑장'에 마련된 벤치에서 옆집 부자의 이야기, 건너편 부녀·모자·모녀의 대화를 듣는 기회는 공동 캠핑장에서만 가능한 엄청난 사회적 교육이다. 시멘트 벽돌과 철근, 철판으로 가로막힌 가장 가까이 살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302와 303호가 실오라기를 꼬고 모아 짜낸 나일론천 두장 사이로 가까워졌을 때 어른들은 아이들을 조용히 하라고만 주의를 당부하겠지만 아이들은 그 나일론천을 통해 투영되는 사회적 소통과 배려와 양보에 대한 불빛을 찾아낼 것이다. 교육도시 오산시가 캠핑장 설치를 위해 공모 오디션을 찾아다니고, 설치를 위해 법령을 개정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1년여 만에 '맑음터공원 캠핑장'을 개장했다.
이 캠핑장이 문을 열었다는 의미는 오산시의 교육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일이며 '生存수영'에 이은 또 하나의 교육혁명이 될 것이다. 오산시의 캠핑장 입지 결정 또한 신의 한 수라고 본다. 환경사업소에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에 오산천이 흐르고 있다. 오전과 오후에는 오산천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이용하여 걷기나 조깅 등을 할 수 있으며 자전거도 탈 수 있다. 이 자전거길은 여의도를 출발해 용인~동탄~오산을 지나 평택 방면으로 연결돼 자전거 동호인들의 은륜 행진이 이어지는 곳이다. 오산시 환경사업소 에코타워에 올라가서 오산, 정남, 동탄, 평택을 바라보는 것은 또 하나의 보너스다. 고속도로를 나오면 곧바로 오산시를 만나듯이 국내에 몇 안 되는 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이 오산시에 개설됐음을 다시 한번 알려드린다.
/이강석 남양주 부시장(전 오산부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