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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헤드셋과 앰프 등을 개발한 '니어투'의 박세준 대표가 자사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

과포화 음향기기시장에 특화 생산라인 경쟁력
정부 '백색소음' 시장성 인정 매출 7억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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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과 헤드셋 등 음향기기 시장은 포화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 등 선진국의 기술력과 중국의 최저가 공세 사이에서 한국제품은 그야말로 샌드위치 신세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와중에 작은 틈새를 파고드는 인천의 한 벤처기업이 있다. 이어폰과 헤드셋 부품이나 완제품 등을 만드는 '니어투'(대표·박세준)다.

"완제품을 팔기도 하는데, 독일이나 영국에 부품이나 반제품을 납품하기도 해요. 남들이 보면 전망이 없고 중국 업체들도 점점 안한다는 단순 임가공을 왜 하느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어요." (웃음) 인천 부평 토박이라는 박세준(32) 대표는 "중국에는 2천~3천개 정도의 비교적 적은 물량(임가공)을 맡기기가 어렵고, 업체가 폐업하는 일도 잦기 때문에 요즘 들어 오히려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며 "소량 다품종 생산라인을 갖춰 경쟁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물론 인천대 창업지원단이 이 업체를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박 대표는 백색소음을 활용한 헤드셋과 앰프 등을 개발했다. 헤드셋의 센서가 심박 수를 분석해 스트레스의 정도를 파악한 뒤 앰프로 신호를 보내면, 심리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백색소음'을 들려주는 기술이다.

박 대표는 "콜센터 상담원에 대한 욕설 등 감정 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는데, 제품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파도소리·빗소리·바람소리 등 잔잔하고 반복적인 소리인 백색소음이 골전도를 통해 뇌를 자극하는 원리다.

불면증 완화 등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시장성 등을 인정받아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9월 설립된 니어투는 지난해 4억9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7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원은 총 6명. 박 대표는 얼마 전 은퇴한 아버지(박형주씨)를 기술 고문으로 영입해 공장 운영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시니어 고용에도 앞장서는 기업"이라며 농담을 건네 웃음을 자아냈다.

"백색소음은 다양한 형태로 응용할 수 있어 앞으로 비전이 있는 것 같아요. 이어폰이 음악 등을 들을 수 있는 단순한 음향기기가 아닌, 사람의 감성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개발해 나가겠습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