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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패하며 꼴지로 추락했다.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8실점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는 전통의 강팀이다.

오래전 기억을 꺼낼 필요도 없다.

불과 1년 전, 80경기를 치렀던 7월 11일 삼성은 47승 33패(승률 0.588)로 선두를 질주했다.

정확히 1년 뒤인, 2016년 7월 11일 삼성은 33승 1무 46패(승률 0.418)로 최하위(10위)다.

삼성이 최하위로 처진 건, 2007년 5월 5일 이후 무려 9년 2개월 만이다.

페넌트레이스 절반을 지난 시점에서 최하위가 된 것은 팀 창단 이후 처음 겪는 수모다.

2007년 삼성은 5월초까지 부진했지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 승률을 끌어 올리며 4위(62승 4무 60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올해 삼성은 무더위가 시작한 6월 7승 19패로 무너졌다. 여름 반격을 장담할 수도 없는 처지다.

삼성은 이제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약팀이 됐다.

투타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진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마운드에 있다.

삼성 투수진은 11일 현재 평균자책점 5.76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5.80으로 8위다. 그나마 최하위는 면했다.

하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5.72로 꼴찌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불펜 평균자책점 4.09로 이 부문 2위를 차지하던 때와 판이하다.

달라진 불펜은 승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80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은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 0.902(37승 4패), 7회까지 앞선 경기는 승률 0.951(39승 2패)을 기록했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불안하다.

삼성은 올해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0.719(23승 9패),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0.806(29승 7패)을 기록했다. 이 부문 최하위다.

2012년 5월 24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서 7-2로 승리하고 나서 2014년 5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4-5로 역전패할 때까지 7회까지 리드한 145경기에서 144승 1무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던 '삼성 불펜 불패 신화'는 이제 깨졌다.

삼성 불펜진에는 꾸준한 전력 누수가 있었다.

최고 마무리 오승환이 2013년 일본에 진출하고, 2015년에는 권혁, 2016년에는 임창용이 FA 이적 혹은 방출로 팀을 떠났다.

류중일 감독이 기다리던 '새 얼굴'은 나타나지 않았다.

장필준, 김동호, 백정현, 박근홍 등 필승조 후보로 꼽히던 투수들은 위기 상황에서 흔들렸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영입한 김대우도 기대 이하다.

결국 삼성은 안지만과 심창민, 둘로만 필승조를 꾸리는 '불펜이 허약한 팀'이 됐다.

작년까지만 해도 다른 팀은 삼성과 경기할 때, 이닝이 더할수록 자신감을 잃었다.

하지만 올해는 끝까지 삼성을 추격한다. 삼성이 덜미를 잡히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삼성을 상대하는 팀들의 자신감이 커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