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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폐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 4개월에 250만명이 넘었다고 했다. 성우회, 대한노인회, 자유총연맹, 재향군인회와 경우회, 종교단체 등이 벌이는 서명운동이라지만 이런 애국단체들, 글자 그대로 '나라를 보호, 지키는(保守)' 보수 단체들이 없다면 나라가 어떻게 될까. 이따금 신문 하단의 호소문을 봐도 구구절절 옳은 소리다. 하지만 서명운동이란 허공을 향한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되기 쉽다. '국회개혁 1천만서명운동'만 해도 천만을 돌파했는지 못했는지, 지쳐서 포기했는지 소식이 없다.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 뼈다귀를 바꿔 끼고 태를 바꿔야 할 국회개혁이 외과의사단도 아닌 시민 서명운동으로 가능한 일인가. 그건 마이동풍이자 서풍 남풍이고 쇠귀에 경 읽기,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20대 국회 초장의 행태들을 봐도 싹수가 샛노랗다.

하물며 북한 핵 폐기 요망 서명운동인가. 나이브(naive)하기 그지없는 헛손질 헛일의 도로(徒勞)에 불과하다. lost labor, vain effort고 중국에선 徒勞를 '바이페이(白費)'라고 한다. 허옇게 허비하는 거란다. 전 세계 거의 모든 주요국가의 강력한 대북제재에도 '죽기 아니면 살기'로 버티는 게 북한이다. '조선의 핵은 조선의 목숨'이라고 했다. 죽기 전엔 절대로 못 버린다는 게 핵이다. 최근의 조선노동당위원장과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9개의 최고 감투를 쓴 서른두 살짜리 뚱보 청년, 그 '최고 존엄'의 신변과 심중에 막대한 변화가 없는 한 북핵 포기는 기대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 청년은 습격 테러가 두려워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게 지난 1일 국정원의 국회 보고였다. 그런 탓인지 지난달 30일 최고인민회의에선 조는 모습도 보였다. 북핵 폐기 촉구를 서명운동으로? 종북 찬북(贊北) 좌파들이 킥킥거릴라!

하긴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영국인 서명운동도 있긴 있다. 원님 행차 뒤에 나발 부는, 떠난 열차를 향해 멈추라는 격이다. 최근 우리 주변에도 여성가족부 폐지 서명운동, 걸 그룹 카라(KARA)해체 서명운동,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서명운동, 옴니아2(삼성 스마트폰) 안 쓰기 서명운동 등도 있었다지만 북핵 폐기 서명운동이 단연 으뜸(?)이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