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된 목현분교 활용방안
광주시, 테니스장 등 조성
이용객 설치 민원 잇따르자
주민들 "위생·방범" 반대

광주시가 '화장실 설치(?)'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 시민들의 요구로 설치예정이었던 생활체육시설내 화장실이 또 다른 입장을 가진 시민들의 반대에 막혀 난관에 봉착했다.

11일 광주시와 시민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9월 폐교된 목현분교를 활용한 생활체육공원 조성을 완료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당초 목현동 386의 2 일원에 위치한 6천239㎡ 규모의 목현분교는 지난 1995년 폐교된 이후 이렇다 할 활용방안을 찾지 못해 흉물로 남았다. 그러다가 지난 2014년 해당 부지내 생활체육공원 조성 의견이 접수되면서 광주시가 관할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공사에 들어가 생활체육시설로 거듭나게 됐다.

시는 1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해당 부지에 배드민턴장(2면)·농구장·테니스장 등을 조성했으며, 각종 운동기구 및 산책로를 꾸며 지역민들의 여가선용 및 휴식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민들의 반응이 좋아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하나둘 늘어났고,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해당 체육시설은 폐교가 헐리고 조성된 공간이라 화장실이 없는 상황이었고, 시는 고심 끝에 올해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화장실 설계가 완성되고, 공사에 착수하려 하자 이번에는 시설 인근에 위치한 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화장실 예정지 인근 빌라에 거주한다는 한 주민은 "화장실 위치가 인근 주택에 사는 사람들의 위생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여름철 보건 및 방범 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주변 빌라의 경제적 손실이 나올 경우 공무원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철회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찬성측 주민들은 "화장실은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인데 이것까지 님비현상에 시달려야 하느냐"며 "이런 식이라면 주택가 주변 공공화장실은 다 설치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계획 중인 화장실은 가로 4m, 세로 2.5m 규모의 소형 화장실로 세면대를 갖춘 남녀 분리식(양변기 3, 버튼형 소변기1) 구조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