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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통속작가 스토커(Stoker)의 괴기소설이 흡혈귀 흡혈마(吸血魔) '드라큘라(Dracula)'고 싼 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인간도 흡혈귀다. 하지만 진짜 사람 피를 빠는 흡혈충, 흡혈동물이야말로 성가시고 무섭다. 벼룩 빈대 이 모기 거머리 체체파리, 피먹이박쥐 등. 이중 가장 악질 흡혈귀는 모기다. 몰래 눈 깜짝할 사이에 사람의 혈맥을 짚어 피를 빨아내는 기가 막힐 기술이라니! 그런데 인간은 모기를 싫어하는 만큼 존경(?)하기도 한다. 적진에 침투, 순간적으로 흡혈작전을 완수하는 모기의 첨단 기술을 흠모, 명명(命名)한 폭격기가 2차대전 때 맹활약한 영국의 '모스키토(mosquito)'였다. 쾌속 어뢰정에도 '모스키토 보트'가 있고 미 해군 소함대에도 '모스키토 플릿(Fleet)'이라는 게 있다. 가장 유식한 물고기가 '문어(文魚)'라면 가장 유식한 곤충은 모기다. 훼+文이 '모기 문'자다.

모기에 잘 물리는 사람은 혈액형 O형과 술꾼, 임신부, 체온 높은 섹시한 사람이라지만 하룻밤에 12번도 물리는 모기지옥이 있다. 캐나다와 접경인 미국 북부 미네소타 주가 그런 지옥인 이유는 1만 개의 호수 탓이다. 그 주의 별명이 '1만개의 호수를 가진 땅'이다. 여성 앵커의 입안으로 모기가 날아들어 TV뉴스 보도가 중단된 적도 있다. 2010년 7월 14일 대만 CTV 정오 뉴스 때 황칭(黃晴) 앵커가 그랬다. 그래서 그녀는 '모기 앵커'로 유명세를 탔다지만 말라리아 황열병 뇌염 뎅기열 등으로 해마다 70여만 명을 죽이는 주범도 매개체인 모기다. 지카 바이러스 모기는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모기 잡는 용기를 개발했다는 게 지난달 22일 CNN 뉴스였다. 3각대 위의 높이 30㎝ 용기엔 벌집처럼 64개의 모기 방이 뚫렸고 이산화탄소를 방출, 모기를 유인해 들인다고 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모기가 무려 3천600여 종류라는 거다.

태초의 창조주가 왜 모기 같은 최악의 흡혈충을 다 창조해 냈는지 의문이다. 그런데 드디어 흡혈귀 모기도 인류에 기여할 첫 번째 길이 열린 듯싶다. 흡혈모기의 피로부터 사람의 DNA를 추출, 범인을 체포하는 기법을 경기북부경찰청 수사팀 등에 계시(啓示)한 거다. 그래도, 어쨌든 모기는 싫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