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군(軍)은 연평·백령·대청도를 비롯한 서해 5도에서 군 방어진지 구축을 목적으로 '서북도서 요새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2단계에 걸쳐 각각 2천700억원, 1천2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당초에는 시설을 지하화할 계획이었다가 예산 문제 등으로 지상으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도의 보안이 요구된다는 이유로 산을 깎고 중장비로 섬 해변을 뒤엎는 토목 공사를 하면서 제대로 된 환경영향 평가 한번 실시하지 않았다.
특히 인천시가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추진 중인 대청도 '농여해변' 일대의 환경 훼손은 심각한 수준이다. 해당 자치단체인 옹진군, 인천시와 협의 없이 밀어붙이기식 공사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해변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곳 뿐만 아니라 연평도 북측 산 중턱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군사시설 공사도 섬 산림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인천에는 모두 14개의 천연기념물이 있고 이중 절반인 7개가 백령도, 대청도 등 서해 5도에 몰려 있다. 백령도 사곶 해변을 비롯해 남포리 콩돌해안, 소청도 분바위 등 인천의 소중한 자산인 천연기념물이 서해5도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이런 서해5도 천혜의 횐경은 섬 주민들의 생존과 직결된다. 한 해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서해5도를 찾는 이유도 서해5도만이 간직하고 있는 빼어난 환경을 보고 즐기기 위해서다. 안보상 중요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이해와 설득 없이 진행되는 이런 군의 행태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최근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배치 지역 결정 문제도 결국 이런 안보 우선주의에서 비롯된 정부와 군의 일방통행식 정책 결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안보도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최소한의 설득과 이해작업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이런 행태야말로 우리가 항상 경계해야 할 국가주의적 발상이 아닐까.
/김명호 인천본사 사회부 차장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