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은 삶과 죽음을 한 눈에 보여주는 실존의 민낯이다. 그곳은 한 끼 식사가 되기 위해 자신을 죽이고 놓여있는 존재와 그것을 섭취해야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공존한다. 인연의 관점에서 모든 사물은 서로 관계 맺으면서 생성되고, 변화되며, 소멸하는 이치를 볼 수 있다. 마치 연꽃의 생태와 같이 "천 개 손을 뻗어" 줄기로 맺은 인연은 "만 개 꽃을" 생성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손을 놓으며 "놓인 손목에선 피도 뚝 뚝"흘리면서 변화한다. 드디어 자신의 삶을 고스란히 '진흙밥'을 지어 바칠 때 완전히 연소될 수 있는 것이다. 연밥은 연꽃이 "쑥쑥 올린' 땅의 골반에서 나온 보살이 틀림없다. 오늘 아침 허겁지겁 먹은 당신의 식탁도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