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변(政變)'이라는 뜻의 프랑스어 '쿠데타(coup d'Etat)'는 알파벳 표기부터 까다롭다. coup(쿠)가 '때리기'니까 정치를 때려 엎는 게 쿠데타다. 그만큼 입에 담기 거북한 말이 쿠데타고 선진국 정치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변고가 쿠데타다. 그걸 군대만이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냥 정변이 아닌 '군사정변'이다. 중국에선 현재도 '軍事政變'이라고 한다. 최근엔 2014년 5월의 태국 쿠데타였고 1932년 입헌군주제 후 자그마치 19번째 쿠데타였다. 국왕은 매번 허수아비였다. 태국보다도 더한 쿠데타 상습국가도 있다. 남미 볼리비아는 1980년대 말까지만도 무려 193회 쿠데타가 발생했다. 15일의 터키 쿠데타도 다섯 번째라고 했다. 터키는 이슬람 국가로 확연한 정교(政敎)분리가 어렵기 때문이고 민족성이 급하고 격한 탓이기도 하다.
터키(Turkey)의 소문자 turkey는 칠면조다. 하지만 일곱 개 얼굴로 변하는 애완용의 나약한 새도 결코 아니고 '줏대 없이 이랬다저랬다 한다'는 뜻의 '터키(칠면조)'인도 아니다. 구미 선진국이 크리스마스 때 잡아먹는 칠면조도 터키인은 싫어한다. 터키어 turk(투르크)는 '힘이 세다'는 뜻이고 대문자 Turk는 '힘센 사람'이다. 오스만 투르크 제국 후예가 터키인이다. 그런데 이번 쿠데타도 국영 TRT TV 아나운서가 계엄령 선포, 외출 금지, 국제공항 운항 정지, 앙카라 쿠데타 군에 잡힌 참모총장 등을 발표할 때까지는 급박했다. 그러나 강력한 지도자 에르도안(Erdogan) 대통령은 16일 "앙카라와 이스탄불, 이즈미르(Izmir)에서 벌어진 쿠데타는 6시간 만에 실패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6시간에 265명 사망, 1천440명 부상, 2천839명의 쿠데타군이 체포됐다. 쿠데타 군인이 그렇게 나약했던 이유가 뭘까. 그들의 소속이 '평화평의회(peace council)'인 탓은 아니었을까.
터키는 지진도 잦고 테러도 조용할 날이 없다. 2011년 지진엔 1천여 명이 죽었고 지난달 이스탄불공항 테러는 44명이 숨졌다. 게다가 쿠데타까지 빈발하는 불행한 나라 터키가 한국과는 '피를 나눈 형제(칸 카르데시)'다. 6·25 한국전쟁 때 700여명이나 전사했다. 터키, 힘센 투르크! 모두 힘차게, 잘 나가길 바란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