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도 휴가 절정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작년 12월 18일 여름도 아닌 겨울휴가를 떠나 16일간 즐겼다. 그런데 하와이 카일루아(Kailua) 해변 저택이 1박에 3천500달러(약 410만원)였다. 그건 약과다.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를 자가용 비행기처럼 썼고 그 항공경비만도 370만 달러(약 44억원)였다. 그밖에 경호원 관련 비용 등 모두 1천만 달러(약 118억원)나 썼다. 그 때 중국 CC(중앙)TV가 보도했다. '오바마 가(家) 휴가사치가 비판을 받았다(出行奢侈 第一家庭 遭批)'고. 입헌군주국 왕들은 어떤가. 화려하고도 한적한 왕궁이야말로 1년 내내 휴가 최적지 같건만 아닌가.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라는 긴 이름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작년 여름 프랑스 남부 해안 호화별장으로 갔다. 그런데 무려 1천명의 수행원이 별장 부근 호텔에 묵는 바람에 해안선 1㎞가 봉쇄됐다. 비용 또한 상상도 못한다.
휴가 기간도 한국인은 기껏 1주일이지만 길게 즐기는 나라들도 많다. 휴가 일수가 가장 긴 나라는 유럽 북부 발트 해의 리투아니아와 남미 브라질로 축일 합쳐 41일씩이다. 이번 여름 브라질이야 올림픽에 정신 팔리겠지만 러시아 연방국인 리투아니아는 바다가 시원한 데다 호수와 늪이 많아 주로 국내 휴가를 즐긴다. 러시아와 핀란드도 40일씩이고 프랑스 이탈리아 30일, 미국 싱가포르 25일, 중국 21일, 캐나다 19일 순이다. 그런데 올 여름 세계 유명 휴양지들은 휴가 관광객이 팍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다. 공항과 호텔, 열차와 버스, 거리를 비롯해 프랑스 니스(Nice) 같은 고요한 해변 휴양지까지 온통 테러가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마…'와 함께 해외로 날아가는 휴가객은 여전히 공항마다 넘친다.
'여가(暇)를 잡아 쉬는(休)' 게 휴가고 '休'는 사람이 나무에 기댄 형상의 글자다. 나무그늘에서 '책이나'가 아니라 책을 읽는 것도 최상의 휴가 보내기다. 하지만 1년 열두 달 단 하루도 휴가라는 걸 모르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하루하루 생활고에 얽매이고 옥죄어 사는 자영업자 등 대다수 서민들이 안타깝다. 그들 모두 허허탈탈(虛虛脫脫) 마음 비운 채 단 며칠씩이라도 휴가를 떠날 수는 없을까.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