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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단국대 정책과학연구소장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말과 행동의 일치를 유난히 강조하셨다. "내 생각이 옳다면 남의 생각도 옳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남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그를 미워하는 속 좁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세상은 평화로울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런데 정부 수립 이후 국회에서는 매일같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 국회하면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패거리 싸움터로 국민의 머릿속이 채워지는 슬픈 기억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 유명한 웅변가였던 데모스테네스는 치부라는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갇혔다가 간수의 도움을 받고 풀려나서 아테네를 벗어나 애기나 섬으로 망명을 해 조용히 여생을 보내려고 했다. 데모스테네스는 가르침을 구하는 청년들에게 "사람으로 태어나 정치가란 할 일이 못된다. 만일 정치가가 되는 길과 죽음으로 이르는 길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면, 여러분은 후자를 택하라. 정치에는 항상 중상, 모략, 시기, 질투, 증오와 거짓이 따라다닌다. 만약 내가 처음부터 그것을 알았다면, 나는 죽음으로 가는 길을 택하였을 것"이라면서 정치를 말렸다고 한다.

이 같은 현실은 국외로는 터키의 군부 쿠데타와 북한의 김정은 압제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말해주고 있다. 국내로 눈을 돌려 보면 하루가 멀다 하고 정치판에서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누구를 막론하고 나도 잘못 할 수 있으며 남도 옳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 뜻과 같지 않다면 적으로 돌려 세워 타도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이 잘못된 관습을 벗어나지 않는 한 진보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딜 수가 없다.

우리는 서로서로 생각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비록 의견은 다르더라도 상대의 존경과 의견의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해야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천만 가지 생각과 의견이 다르더라도 나라 사랑과 민족적 애정만은 하나일 것이다. 이 하나에 초점을 맞춘다면 서로의 다른 생각이 자극을 주어 오히려 나라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사드 문제는 단순히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이다. 차분히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북한은 최근까지 총 12회에 걸쳐 27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핵실험을 4번이나 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일이다. 서로 다른 생각의 존중은 민족 통일을 묶는 한 가닥 실이 될 수도 있다.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의 문제도 지금처럼 극단적인 행동보다는 토론과 해법을 찾아야 한다.

나만 옳다는 잘못된 관습과 지역 이기주의만으로는 우리 모두를 패배자로 만들 수 있다. 6천만 민족의 지혜를 모은다면 못 풀어낼 일이 없다. 어떤 어려움도 전 민족의 운명이 달린 일이 생기면 모두가 하나 되어 막아 내야 한다. 나라가 있어야 지역도 있을 수 있다. 김종인 야당 대표에게 많은 국민이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덮어놓고 반대만 하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 정치인들은 벤치마킹해야 될 줄로 안다. 싸움만 하는 부정적인 국회, 이전투구만 하는 정치인이란 오명에서 벗어나 국민 걱정을 덜어주는 정치인, 나라와 민족에 공헌하는 정치인이 하나둘 늘어날 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김성윤 단국대 정책과학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