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6·25전쟁에 대한 인식과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희생했던 참전용사들에 대해 전하고 있다. 또 정전협정이 갖는 의미와 이 땅에 자유 수호를 위해 국내와 머나먼 타국에서 와 목숨을 건 치열한 사투와 희생을 감수했던 참전용사들의 역할이 화두가 되고 있다. 수많은 난관과 고난 속에서도 상륙작전의 성공을 통해 전세를 역전시키고, 3개월 만에 서울은 수복됐다. 국군과 유엔군은 38선을 넘어 북녘 땅을 밟게 된 것이다. 북한 김일성의 공산주의 적화통일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했던 세계사적인 작전이었다.
특히 영화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지대한 기여를 했던, 군번 없는 특수부대원들이었던 켈로(KLO)부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켈로부대는 1948년 첩보수집 전담을 위해 창설됐다. 북한지역 출신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맥아더 사령부 예하의 조직으로 북파공작 첩보부대였다. 전쟁동안 비밀업무를 수행하던 중 인천의 "팔미도 등대를 확보하라"는 명령을 하달 받았다. 잘 알려진 대로 조수간만의 차가 심했던 인천에서 상륙작전의 성공률은 5천대 1이었다. 작전 성공을 위해 팔미도는 꼭 필요했던 전략적 요충지였지만 북한군이 점령한 상태였기 때문에 부대원들은 어민으로 가장했다. 도처에 북한군이 깔아둔 지뢰를 찾았고, 군함의 인천만 진입을 위해 해양의 상태 및 항로의 수심을 측정했다. 그 결과 50년 만에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날을 발견했는데 그날이 바로 상륙작전 개시일이었다.
켈로부대의 팔미도 등불을 밝히라는 명령과 그들의 목숨을 건 사투 끝에 북한군을 물리치고 우여곡절 끝에 그 숭고한 불빛, 팔미도 '승리의 빛'을 신호로 맥아더 장군의 휘하 261척 함대의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됐다. 켈로부대원들이 밝혔던 팔미도 등대 불빛으로 인해 인천으로 가는 길이 드디어 열렸고, 이 땅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소중한 애국의 등불로 승화된 것이었다.
남북분단 70여년 세월이 흐르고 있다. 우리는 이번 영화를 통해 아직 조국 산하에 묻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3만여 구의 우리 장병들의 유해와 분단으로 인한 1천만 이산가족의 아픔도 기억해야 한다. 필자 역시 이산가족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해주가 고향이신 아버님은 전쟁 발발 전 북한에서 자신이 목격하고 경험했던 비인간적이고 참혹한 공산주의 만행을 자주 들려주시곤 했다.
한 국가의 튼튼한 안보는 국가번영의 기반이지만 만약 흔들린다면 국가존립 자체가 붕괴되는 것이다. 애국이란 결코 거창한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희생을 잊지 않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맥아더 장군과 켈로부대를 포함해 수많은 국내외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고, 국가번영과 경제발전이 가능했던 것이다. 강조하자면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이 땅에 자유를 지키고,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평화통일을 선도해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애국, 보훈, 기억의 공동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교육되고 인지되었으면 한다.
/윤지원 평택대 교수(외교안보전공)·남북한문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