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21일(현지시각)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은 전 세계 충격파가 컸고 미국도 마찬가지다. 23일자 뉴욕타임스 1면 머리 제목이 'How will this election impact the world(세계적인 선거충격을 어찌할 건가)'였다. 트럼프가 장장 76분 사자후를 토한 미국 우선주의·독립주의 아메리카니즘을 일본 도쿄대 쿠보(久保文明) 교수는 '전기 쇼크'에 비유했다. 첫째 미국 공화 민주 양당사상 정치경험이 제로인 대선 후보는 트럼프가 처음이고 둘째 2차대전 후 공화당 후보의 미국 고립주의 주창(主唱)도 처음이며 셋째 보호무역주의, 넷째 통상문제 등도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민주당보다 유화적이었고 1960년 대선만 해도 공화당의 닉슨이 민주당 케네디보다 소련에 비(非)적대적이었는데도 이번엔 정반대라는 점, 다섯째 공화당 주류파가 대거 아웃사이더가 됐다는 점 등을 들어 '전기 쇼크'라고 한 거다.
책은 안 읽고 잡지만 더러 본다는 트럼프, 그의 아내 멜라니아(Melania)도 연설했지만 8년 전 미셸 오바마의 연설을 표절해 망신살이 뻗쳤다. 하지만 장녀 이방카(Ivanka)만은 수려한 외모에 연설도 빼어나 아버지보다 낫다는 평을 받았다. 그런데 '트럼프 쇼크'는커녕 그를 칭찬하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을 것이다. 김정은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소리에 북한 미디어 사이트는 트럼프 찬양 논설까지 실었다. 그런 북한이 트럼프의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도…' 언급엔 귀가 확 열렸을 게다. 중국도 처음엔 변호사 출신의 깐깐한 힐러리보다 저돌적인 '터랑푸(特朗普)'가 상대하기 수월하다는 분위기였지만 이제도 그럴까. '중국과의 끔찍한 무역협정을 새로 맺고 중국의 충격적인 지식재산권 절도질, 덤핑, 환율 조작 등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했는데도?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의 외국 공포증, 배타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지만 영국의 EU 이탈이 트럼프의 등을 밀어주는 바람(追風)이 될 거라는 견해도 다수다. 다시 말해 '브렉시트가 영국의 서민반란인 것처럼 오는 11월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 또한 미국 서민반란일 것'이라고 토니 블레어(Blair) 전 영국 총리가 말했다. 그 11월이 두렵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