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서 뛰노는 애완동물
휴식주민들 놀라기 일쑤

산책길 곳곳 분뇨 불쾌감
전용 쉼터 조성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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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10만 가구를 돌파하면서 동물들의 배변이나 목줄 채우기 문제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서울과 수원 등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반려동물 공원을 조성해 갈등을 줄여나가고 있지만, 인천은 부지확보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오전 9시 인천 계양구 서운체육공원. 휴일을 맞아 아이와 함께 공원에 산책을 나왔던 A(44)씨는 갑자기 달려든 개 한 마리 때문에 깜짝 놀랐다.

공원 한쪽에서 달려온 개가 아이를 향해 크게 짖으며 겁을 줬기 때문이다. A 씨가 아이를 달래는 동안 개는 이미 어디론가 도망갔고, 개 주인도 나타나지 않았다.

A 씨는 "공원에서 개를 산책시키려면 당연히 목에 줄을 채워서 끌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개가 애를 물기라도 했으면 어쩔 뻔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부평공원에서도 반려동물의 것으로 보이는 오물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인천에 등록된 총가구 수(107만1천468가구) 가운데 10만2천800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와 고양이 수도 14만9천여 마리에 달한다. 대략 인천의 10가구 가운데 1가구가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천은 민간이 운영하는 유료 애견카페를 제외하곤 반려동물을 마음 놓고 풀어 산책할 수 있는 전용 공원이 하나도 없다.

서울과 수원은 각각 월드컵공원 등 3곳과 광교호수공원 등에 동물놀이터를 조성해 반려동물들이 목줄 없이 산책을 즐기도록 했다. 3년째 개를 키우고 있는 B(29·여)씨는 "공원에 갈 땐 항상 목줄이랑 배변 봉투를 챙기고 있지만, 개를 자유롭게 풀어놓고 뛰어놀 공간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원 내 동물과 관련해 하루에 2~3건씩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적발하지 않으면 처벌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반려동물을 위한 공원조성도 추진했으나 소음이나 냄새 등의 역민원도 많아 적당한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