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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매미울음소리가 아침저녁으로 가득하다.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 매미도 덥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득 장자의 매미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어느 날 장자가 남의 과수원에서 끌리는 새를 발견하고는 잡으려고 하였다. 가만히 보니 그 새는 사마귀를 잡아먹기 위해서 정신이 팔려있었다. 사마귀는 또 매미를 잡아먹으려고 정신이 팔려있었다. 매미는 그늘 속에서 피서를 즐기느라 정신이 팔려있었다. 이 모든 것을 관찰하며 빠져든 장자조차 과수원주인에게 꾸지람을 당한다.

인간을 포함한 생명에게는 욕구가 있다. 생존의 욕구, 안전의 욕구, 명예의 욕구 등 추구하는 분야와 정도는 달라도 욕구가 없는 인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욕구가 충돌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욕구가 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생태계의 먹이사슬로 비유를 한 것이지만 인간사회에서도 종종 벌어진다.

그런데 최종의 승자는 없다는 것이 장자의 생각이다. 그늘을 즐기는데 정신이 없는 매미를 바라보는 사마귀는 자신이 승자라 여기겠지만 그 위에는 그 사마귀를 노리는 새가 있고, 또 그 새에게는 그 새를 탐내는 장자가 있고, 또 그 장자를 지켜보는 과수원 주인이 있다. 과수원 주인이 조물주라면 인간은 모두 욕망의 수레바퀴에서 돌고 돈다. 문제는 욕망의 지나침이다. 너무 깊은 욕망은 탐욕이고 탐욕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여 화를 초래하기도 한다.

/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