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으로부터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봉사활동을 한 것처럼 거짓 서류를 꾸며준 사회복지사와 돈을 주고 사회봉사명령을 이수한 대상자 등 13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중부경찰서는 14일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사회봉사활동을 이수한 것으로 처리해준 사회복지법인 P재단 사회복지사 엄모(28)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엄씨에게 돈을 건넨 사회봉사명령대상자 신모(39·상업)씨 등 12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엄씨는 지난해 9월 6일 자신이 근무하는 서울시 노원구 K종합사회복지관에서 서울형사지방법원으로부터 199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신씨에게 300만원을 받고 봉사명령을 이수한 것처럼 처리해 주는 등 같은해 4월부터 9월까지 13명으로부터 15만~300만원씩 모두 1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조사 결과 엄씨는 무고죄로 199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신씨에게는 300만원을 요구하고, 폭력혐의로 158시간의 봉사명령을 받은 김모(42·회사원)씨에게는 15만원을 받는 등 범죄 유형에 따라 액수에 차등을 두고 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엄씨는 또 사회봉사명령 대상자들에게 “바쁘면 찬조금을 내고 봉사명령을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며 먼저 금품을 요구하는 등 자신이 봉사활동 관리감독 업무에서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점을 악용, 대상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은 수도권 전역의 사회복지관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사회봉사명령을 둘러싼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