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대기업이 종합병원 설립을 위해 매입한 의료시설 용지를 계열사인 건설회사에 매각한 뒤 최근 상업용지로 용도변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기업이 얄팍한 상술로 돈벌이만 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성남시는 대기업 본사 이전을 전제로 용도변경을 적극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특혜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두산그룹이 설립한 두산의료재단은 지난 96년 6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61 의료시설 용지 9천937㎡(3천6평)를 토지공사로 부터 평당 240만원에 매입했다.

두산의료재단이 매입한 부지는 같은해 10월 주연의료재단으로 소유권이 이전돼 300~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신축하기 위해 터파기 공사를 시작했으나 곧바로 공사를 중단, 수년째 방치하고 있다.

주연의료재단은 공사가 중단된 부지를 지난 2003년 2월 건설회사인 두산산업개발(주)에 매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재단으로부터 부지를 산 두산산업개발은 최근 의료시설 신축을 포기하고 그룹본사 이전을 하겠다며 이 부지를 상업시설로의 용도변경을 시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대기업이 종합병원을 설립하겠다며 싼 가격에 부지를 매입해 뒤늦게 병원신축을 포기하고 상업시설로 용도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돈만 벌겠다는 얄팍한 상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의료재단이 터파기공사만 하고 수년째 방치한 것은 처음부터 건설사에 매각, 용도변경을 하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다며 이 부지가 상업시설로 용도변경될 경우 평당 2천만원이 넘는 금싸라기 땅이 되는 만큼 시가 용도변경을 허용한다면 엄청난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산산업개발 관계자는 “현재의 용도로는 아무것도 이용할 수 없어 시에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며 “본사이전 등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이용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문서를 통해 용도변경 절차를 신청한 것은 없지만 수차례 그룹 고위간부가 문의했다”며 “본사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용도변경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성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