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메이저리그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확실한 야구천재'가 27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1안타를 추가해 3천안타 고지에 3개를 남겨두고 있다. 1973년생. 올해 만 43세, 메이저리그 야수 중 최연장자다. 이치로는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오릭스 시절 9년 동안 모두 1천278안타를 쳤다. 여기에 2천997개를 더하면 4천275개. 피트 로즈의 메이저리그 최다안타 기록 4천256개를 산술적으로는 이미 넘어섰다.
"나는 일본 야구가 MLB와 같은 수준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만약 일본에서 친 안타가 프로로서의 안타라고 한다면, 내가 마이너리그에서 친 안타도 프로의 안타다." 미·일 기록을 합해 자신의 기록을 깨자 로즈는 자신의 기록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쾌하다며 이렇게 말했었다. 로즈는 1963년부터 1986년까지 신시내티와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24년간 3천562경기에 출장해 4천256개 안타를 쳤다. 영원히 깨지지 않을 불멸의 기록이다. 로즈나 이치로나 모두 의심할 여지가 없는 위대한 야구선수다. 그러나 다른 것은 이치로가 피트 로즈처럼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즈는 1989년 8월 신시내티 레즈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일로 인해 영구 추방됐다. 동정론도 있었지만, 메이저 리그 명예의 전당 측은 1991년 자체 규약까지 만들어 로즈의 명예의 전당 헌액을 완전 차단했다. 1919년 월드 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도박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경기를 져 준 '블랙삭스 스캔들(Black Sox Scandal)'로 조 잭슨 등 당대 최고의 선수 8명이 영구제명을 받았다. 불법에는 관용이 없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승부조작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면서 프로야구 KBO리그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태양(NC) 문우람(상무) 유창식(KIA)에 이어 지방 구단 소속인 국가대표 출신 현역 투수 A씨가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경찰이 내사 중이라는 소식이다. 선수의 가족까지 브로커로 나서 승부 조작에 연루됐고, 구단도 알고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구단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원인을 찾아내고, 썩었다면 도려내야 한다. 이번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한다면 한국 프로야구는 정말 '끝'이다.
/ 이영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