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리대 살돈 없는 저소득층 아이' 큰 관심
'인터뷰 공감' 인물 선정… 홍보성 의구심
남지사 관련보도 개인보다 정책중점 둬야
경인일보 6월 독자위원회가 지난 11일 경인일보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준호(수원대 객원교수) 위원, 박은순(경기여성단체연합 정책위원장) 위원, 이을죽(미래사회발전연구원 이사) 위원, 장동빈(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위원, 장성근(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 위원, 천진(민주노총경기도본부 수원용인화성지부 의장) 위원, 허성수(안산상록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위원, 홍문기(한세대 교수) 위원이 참석했다. 경인일보에서는 김성규 사회부장이 나와 의견을 들었다.
6월 독자위원회의는 <이천 SK하이닉스 주변 논 황폐화> 보도에 대한 호평으로 시작됐다.
6월 한 달 간 1면 등에 연속 보도된 기사는 지난해 7월 이천 SK하이닉스 주변의 한 논에서 폐수가 섞인 농업용수로 인해 벼가 고사했다는 내용을 인지하면서 취재에 돌입한 것으로, SK하이닉스에서 황산(SO4-2) 함유량이 많고 전기전도도(EC)가 매우 높은 폐수를 하루에 7만5천t을 방류하고 있는 것을 발빠르게 밝혀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작성한 하천검사에서 SK하이닉스의 폐수로 인해 주변 논이 황폐화 되고 있는 사실까지도 드러나 사회적 파장이 일었고, '법적책임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SK하이닉스도 취재 이후 농경지 황폐화 현상에 대한 책임을 인정, 4천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통합폐수처리장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장동빈 위원은 "기사에 대해 생생한 현장취재가 좋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들을 계속 신속히 끌어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며 "경기도와 지자체에서도 빠르게 대책을 강구하는 등 간만에 경인일보가 큰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준호 위원도 "조기에 큰 이슈를 만들어줘 기사를 읽으며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대기업을 상대로 한 취재가 여러 면에서 쉽지 않았을 텐데도 균형잡힌 보도가 가능했던 것은 경인일보의 결단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독자이면서 경기도민인 입장에서 고마운 일이었다"고 호평했다.
이달에는 여성 위원들을 중심으로 여성과 관련된 의견도 많이 나왔다.
박은순 위원은 "6월 20일과 22일에 걸쳐 '저소득층 생리대' 문제에 대해 다뤘는데, 제조업체가 계속 생리대 가격을 인상해온 가운데 저소득층 아이가 생리대를 살 돈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전국적 관심 사안으로 떠올랐다"며 "생리대가 공산품인데도 불구하고 부가세가 없는 것은 아주 오랜 운동의 결과인데, 생리대 가격 등에 대한 문제를 이번 기회에라도 확실히 매듭지을 수 있도록 계속 다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또 "23일자 22면에 '학원이 아이의 미래를 망치는 길'이라는 도교육감의 발언이 학원가에 반발을 일으켰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제목만으로는 학원의 입장에서만 얘기를 한 것 같아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목을 선정할 때 고민해주면 좋겠다"며 "또 오피니언 필진에 여성들의 비율이 적은데, 여성 패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다룰 수 있는 신문이 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을죽 위원은 "경인일보에서 서민이나 주부들을 위한 관심거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어린이집 누리과정이나 전월세 대란에 대한 뉴스테이, 행복주택 사업 등의 정보를 계속 다뤄주는 점이 좋다"며 "다만 16일자에 '아동학대 예방 손놨다'는 제목으로 보도된 기사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설치비만 주는 식의 생색내기 사업으로 인해 시군이 설치를 못한 채 국비를 반납했다는 내용인데, 이를 지적한 주체로 개인 도의원의 이름이 언급돼 개인의 치적으로만 다뤄진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장동빈 위원은 "7일자 1면부터 <남경필 2년, 경기도 혁신 어디까지 왔나>라는 제목으로 5차례 평가 기획기사를 다뤘는데, 환경 등 일부 분야에 대한 평가는 빠져있어 아쉬웠다"며 "또 여론이나 설문에 대해 평가 내용을 객관화하는 작업이 없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허성수 위원은 "경인일보의 <인터뷰 공감> 기사를 챙겨보는데, 6월에는 유독 홍보성 기사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인물 선정 시 고민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터뷰 공감이라는 제목답게 기관과 직함을 대변하는 인물이 아닌,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문기 위원은 "6월 신문은 남 지사에 대한 빈도가 유독 많아지는데, 개인에 대한 포커스 보다도 정책에 중점을 두는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정책별로 어떠한 변화가 나타났는지에 대해 평가가 이뤄져야 도민 입장에서도 정책의 변화상이나 정책적 지향성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정 2년에 대해 평가하는 기사가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치적이 아닌 정책적 관점에서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를 다뤘으면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갑질'이나 '흙수저' 등 언론이 나름대로 네이밍하는 것에 대해 독자 입장에서는 상황을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사안에 대해 본질을 왜곡하거나 흐릿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