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한국도자재단은 국제적으로 높은 위상을 갖는 권위 있는 기관으로 부상했으며, 국내와 해외에서 많은 도예가들이 한국도자재단이 개최하는 행사들을 보기 위해 경기도를 방문했고, 또한 지역 도자문화산업을 촉진시키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함은 물론, 전 세계에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문화적 관문으로 인식시키고 홍보해 온, 경기도에게 중요한 존재다.
특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전시는 최고수준이고, 전시 도록도 뛰어난 사진 작가가 찍은 작품 사진들이 실려 정성이 가득하다. 국제학술회의, 마스터 클래스, 장작가마 소성으로부터 대규모 설치 작품까지 다양한 작업을 보여주는 워크숍, 포퍼먼스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비엔날레 기간 중 개최된다.
또 한국도자재단이 주최하는 국제공모전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행사다. 전 세계 예술가들은 국제공모전이 가장 효과적인 예술 지원 활동 프로그램의 한 형태로 보고 이를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주관하는 한국도자재단이 해체된다고 하니 믿을 수가 없다.
나의 동료인 히데오 마즈모토(교토 세이카 대학교수)도 한국도자재단이 처한 상황을 듣고는 한국도자의 힘과 미를 느끼게 하고 일본에도 없어 부러움의 대상인 한국도자재단이 없어진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으며, 자크 코프만(국제도예협회 회장) 역시 수많은 노력과 지식이 축적된 한국도자재단이 없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고, 쥬디 슈왈츠(국제도예협회 부회장)는 한국도자재단은 가장 전문적인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집단이며, 재단을 해체하는 것은 15년간 축적된 모든 경험과 전문성을 상실하는 실수라고 우려했다.
이러한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만약 '문화적 유산'(한국도자재단)을 잃는다는 것은 크게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며, 이는 뉴욕이 자유의 여신상을 철거하는 것, 또는 인도가 타지마할을 파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부디 한국도자문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경기도가 이처럼 경솔한 제안을 재고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세계 도예가들이 기다리는 2017년 제9회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문제없이 준비돼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원한다.
/케빈 머레이 호주 가랜드 매거진 편집장·세계공예협회 아태지부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