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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인천공항 여객이 20만 명을 넘어 2001년 개항 후 최다였고 누적 이용객도 5억 명을 돌파했다는 뉴스다. 그래서 31일 오전 10시 5억 번째 손님이 타고 온 방콕발 아시아나항공 OZ7423편을 환영하는 행사가 벌어졌고 5억 번째 승객에겐 행운의 열쇠와 왕복항공권을 증정했다. 인천공항 하루 여객 20만! 들고 나는 그 많은 인파도 인파지만 그 혼잡상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하다. 방학이 겹친 여름휴가 절정기의 해외여행객이 그만큼 많기 때문인가. 요새뿐이 아니다. 겨울방학 때도 인천공항은 나들이객으로 붐비고 추석과 설 등 명절, 공휴일 연휴 때 역시 넘쳐난다. 그런데 혼잡하고 밀리는 건 공항뿐이 아니다. 하늘 길(항로) 또한 체증이 심각하다. 그 31일 하루만도 43편의 항공기 출발이 지연된 건 공항 혼잡도 혼잡이지만 하늘 길이 그만큼 밀렸기 때문이다.

'항로가 막히다니! 훤히 뚫린 하늘 길이 왜?' 할지도 모르지만 비행기 항로 역시 표지판이나 신호등, 중앙선 따위는 없어도 정해진 항로로만 질서 있게 운항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각국의 공군 훈련 구역 등을 피해 항로가 제한되는 탓도 있다. 그래서 지난달 1일만 해도 베이징행 중국 항공기의 1시간 19분 늦은 이륙을 비롯해 중국과 유럽행 29편, 동남아행 14편이 1시간 이상 줄줄이 지연됐다. 그 또한 항로 혼잡 탓이었고 밀린 이륙 순번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하루 평균 950~970대인 인천공항 출발 도착 횟수가 곧 1천회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 공항과 항로 혼잡도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그리돼도 설마 하늘 길 비행기 추돌사고까지는 발생하지 않겠지? 대안은 비행 고도를 여러 층으로 분리하는 것 등이 있다고 했다.

'空港'이라는 글자 뜻은 '빈 항구, 빈 하늘 항구'다. 허공의 항구라니? airport도 마찬가지다. 땅바닥 비행기 터미널이 무슨 하늘 항구인가? 하늘 항구라면 우주정거장뿐이다. 그래선지 중국에선 공항을 '기장(機場:지창)' 또는 '비기장(飛機場:페이지창)'이라 한다. 그게 좀 더 합당에 가까운 용어다. 기타 공항 용어도 중국은 전혀 딴판이다. '공항'보다는 '비행기 터미널(종점)'이 어떨까. 세상은 온통 불합리, 답답할 뿐이다.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