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부화공간 줄면서 유충 감소
총개체수 평년비해 27% ↓
아열대성 매개 질병은 급증
일본뇌염 경보 이르게 발령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온으로 수도권의 마른장마가 이어지면서 한 여름밤 모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일본 뇌염 등을 옮기는 아열대성 모기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일 질병관리본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유문등 채집모기 총개체수는 평균 2천33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681마리)보다 13% 이상 감소했다.
평년과 대비해서는 무려 27%나 줄어들면서 시·군마다 모기 등으로 인한 방역 민원 역시 급감했다.
이처럼 모기가 감소한 이유는 전국적으로 가뭄이나 마른장마가 길어지면서 물웅덩이와 같은 모기 유충인 장구벌레의 서식환경이 줄어든 데다 모처럼 내린 장맛비 집중호우로 떠내려 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7월 경기도의 평균 강수량은 291.8㎜로 지난해 7월(223.7㎜)보다 30.4%가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강우일은 9일에서 5일로 감소했다. 특히 1일(104.2㎜), 4일(43.7㎜), 5일(37.2㎜), 16일(49.2㎜), 29일(57.5㎜) 등 지난달 장맛비가 내린 날의 평균 1일 강우량은 58.3㎜에 달했다.
반면, 지난달 평균기온이 25.4℃로 평년보다 1℃ 가량 높고, 폭염일수 역시 5.5일로 평년보다 2일 늘어나면서 아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모기 매개 질병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역 국가에서 발병하는 뎅기열 환자수는 총 24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6명) 대비 179% 증가했고,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의 활동이 늘어나면서 질병관리본부가 발령하는 일본뇌염 경보(채집된 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도 지난해보다 20일 이상 빨라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모기 유충이 자랄 수 있는 서식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 들어 모기의 활동기간이 8~10월 하순으로 늦어지면서 24절기 처서(處暑) 이후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마른 장마에 '씨 마른 모기'
입력 2016-08-03 00:00
수정 2016-08-0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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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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