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고전에서 사람을 단순히 구분해서 말할 때 人과 己를 쓴다. 이 때의 人은 일반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남이란 뜻이고 己는 자기이다. 즉 남과 나, 나와 남의 관계로 사람들의 관계를 말할 때 쓰는 것이 己와 人이다. 대표적으로 修己治人이란 말도 자기를 다스리고 남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지구의 70억 인구는 모두 己와 人으로 상대해서 표현 할 수 있다.
최근에 외국인 승려가 한국 불교 조계종을 여러 각도에서 비판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해와 책망의 문제인데 이와 관련해 송대의 재상 范純仁이 자식을 훈계하며 한 말이 생각난다.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도 남을 꾸짖는 데는 밝고 아무리 총명한 사람도 자기를 용서하는 데에는 어둡다. 그러니 너희들은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꾸짖고 자기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라."
누구든 어느 분야이든 비판과 책망은 성장에 필수적인 거름이다. 그러나 大學이란 책에서는 그 전제를 달아놓았다. "자기 몸 안에 품고 있는 것이 남들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남을 훈계할 도리는 없다." 己와 人은 큰 틀에서 보면 국가 간의 문화일 수도 있다. 한국엔 한국의 종교문화가 있고 그 속엔 극복해야할 요소와 지켜나가야 할 요소가 혼재되어있다. 충분한 이해가 없는 비판은 한편으로는 비난으로 들리기 쉽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문서숙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