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kaoTalk_20160801_165659489
윤윤식 경기중소기업연합회장
브렉시트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등 대·내외적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급속한 변화로 인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중소기업인들은 생존을 위해 시시각각 고군분투하는 현실이 버겁기만 하다.

중소기업인들이 힘겨운 경영활동을 하는 데에는 불공정거래 행위도 한몫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채널사용 사업권 재승인 과정에서 허위서류를 제출하여 심사를 통과한 A홈쇼핑사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강력한 제재조치 발표를 보았다. 몇 년 전 A홈쇼핑의 대표이사와 임직원들이 자사에 납품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는 등 갑의 지위를 이용한 횡포로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재승인 심사 중 공정성 평가항목 통과를 위해 고의로 관련 직원을 누락시켜 승인을 득한 사실이 발각되어 내려진 강력한 제재이다. 기업 생존을 위해 A홈쇼핑사에 납품하고 방송을 해야 했던 중소기업인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이러한 현실을 비판했겠는가? 이처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 중소기업 간 거래에 있어 불공정거래 행위는 마치 뒤엉킨 실타래처럼 풀기 힘든 처지에 놓여있다.

필자는 원청업체의 횡포에 괴로워하며 전전긍긍하는 기업인들을 접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다. 소위 말하는 을의 입장에서 원청업체와의 거래 계약서 작성을 요청해도 원청업체는 일단 구두로 계약하자고 하며 납품을 독촉해 최초 구두로 합의한 납품대금 금액을 부당하게 감액하는 경우도 있으며, 뿐만 아니라 부당한 대금 결정, 대금지급 지연, 결제대금 미지급, 부당 위탁취소, 부당 반품을 일삼는 악덕기업들도 있다고 한다. 이렇듯, 마치 '불공정 행위 없이는 기업 성장은 없다'라는 무한 이기주의를 슬로건으로 활동하는 기업이 있는 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은 더디기만 할 것이다.

필자는 이번에 위의 사례와 반대되는 공정거래와 동반성장이 수평전개 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기업 1차 벤더인 A사는 각종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PBA(Pcb Board Assembly)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협력사 240개사에서 제조한 부품들이 모여 완성된다. A사는 협력업체 간 동반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기에 240여개의 협력사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7개의 협력사와 '수탁기업협의회'를 결성하였다.

결성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협력사들 입장에서 현실적이고 절실한 결제에 관한 사항부터 바꾸었다. 현금결제를 기존 기간보다 앞당기는 방식으로 전환하였고 또한 부품이나 자재 구입 시 대리점이 아닌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어 협력사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로 인해 협력사는 다른 거래처도 확보하게 되어 매출 20~30%의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원청업체인 A사도 협력사들의 성장과 더불어 제품의 생산성 및 기술력이 전보다 높아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 동반성장에 대한 의지와 노력이 결국 자사에 큰 결실을 맺게 된 사례이다.

기업 간 공정거래 확립과 동반성장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부처에서 감시와 정책을 잘 추진해야 하겠지만, 한계가 있기에 기업들의 자발적인 인식개선과 넓은 혜안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동반성장이라는 생태계가 조성되어 좀 더 기업하기 좋은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윤윤식 경기중소기업연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