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빌라 주민들이 인근 오피스텔의 실외기 소음으로 정신적·육체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빌라 주민들은 실외기 소음이 굉음에 가깝다고 주장하지만, 책임을 떠넘기는 오피스텔 측과 발뺌하는 S빌라 건설사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4일 피해 주민과 여주시 등에 따르면 점봉동 429-21에 위치한 S빌라 주민들은 문제의 실외기가 7월 초부터 가동됐는데 소음으로 무더운 여름에 창문도 열지 못한 채 밤잠을 설치고 있다.

소음피해를 호소하는 S빌라 1개 동 주민들은 70대 노부부와 어린아이를 키우는 가정 등으로 11가구 30여 명에 이른다. 빌라 주민 A 씨는 "실외기 소음이 탱크가 4시간 동안 집 옆을 지나가는 듯하다"며 "귀마개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로 집사람하고 괜히 싸우기 까지 한다"고 호소했다.

피해 주민들은 지난 7월 14일 여주시에 소음피해 관련 민원을 냈고 시는 현장 조사를 했다. 소음 측정결과, 직선거리로 10m가량 떨어진 3층 창문 1m 안쪽지점에서 최고 68.9db(데시벨), 평균 66.8db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벨이나 시끄러운 사무실의 소음 수준인 70db에 근접한 수치다.

소음 70db에 장기간 노출되면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호르몬 감소와 집중력 저하, 청력 손실 등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여주시는 지난 1일이 돼서야 오피스텔 건물주에게 해당 실외기에 방음시설을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오피스텔 측은 "행정기관의 처분은 이행하겠지만, 우리는 기존에 있던 오피스텔이다. 새로 들어온 빌라 건설사가 실외기 상황을 알고도 설계부터 잘못 시공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빌라를 지은 건설사 또한 실외기 소음 사실은 몰랐고, 단지 밖이라 하자 대상도 되지 않는다며 피해 주민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