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3분의 1에 해당하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6·8공구 땅에 대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발 밑그림도 그리지 않은 채 주먹구구식으로 국제공모를 추진하고 있어 부동산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하반기 송도 6·8공구 약 120만㎡ 부지를 대상으로 개발 사업제안서를 받는 국제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국제공모 대상지로 거론되는 부지는 애초 골프장 계획이 잡혀 있던 S1·S2·S3블록(71만7천402㎡), 상업용지 R3·R4·R5·R6·R7블록(13만1천66㎡), 주상복합용지 M6블록(17만754㎡) 등이다.
인천경제청은 이와 함께 송도 6·8공구에서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공동주택용지, 주상복합용지 등도 공모 대상에 포함할지를 검토 중이다. 이들 땅을 포함할 경우 공모 대상 부지는 170만㎡로 증가하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6월 인천시 투자유치기획위원회에 이 같은 국제공모안을 냈다가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위원회에 제출된 국제공모안을 보면 오는 10월 사업공모 참가 신청서를 접수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당시 원론적인 내용이라 취소하고 공모에 구체적 콘셉트를 넣을지, 투자자들의 의견을 개방적으로 받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내부 회의를 통해 테마파크 등 여러 콘셉트가 나왔지만, 이는 전체 부지 개발을 총괄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도 6·8공구는 여러 차례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던 곳이다. 애초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이 주주사로 참여한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SLC)는 151층 인천타워를 중심으로 이 일대를 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업성이 나오지 않자 인천경제청과 SLC는 지난해 1월 송도 6·8공구 일부 부지만 개발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 조정 합의서를 체결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6·8공구 부지에 상설전시장인 콜로세움과 아파트 등을 짓는 엑스포시티 사업을 제안한 측과 약 2년 동안 협의를 이어왔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 엑스포시티 사업자 측과 토지가격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초 사업자 측의 개발계획 변경 요구 등에 일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최종 입장을 통보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는 여러 차례 대규모 개발 사업이 무산된 송도 6·8공구 땅에 대해 인천경제청이 전체적인 개발 방향도 없이 국제공모를 진행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에서 알아서 개발을 추진하라는 것인데, 무책임해 보인다"며 "향후 부동산 경기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