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환경기준은 PM10이 50, PM2.5는 25로, 인천은 모두 기준치를 넘어섰다. '글로벌 녹색도시'를 지향한다는 인천시의 구호가 무색해진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무서운 통계도 최근 공개됐다. 인천시가 최근 '2020 미세먼지 저감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인용한 OECD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대기오염으로 100만 명당 359명이 사망했고 이런 추세로 가면 2060년에 이르면 1천109명이 사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통계를 인천에 적용하면 이미 2010년에 1천77명이 사망했고, 2060년에 이르면 인천사람 중 매년 3천여명이 미세먼지로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2010년 인천 교통사고 사망자는 220명으로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가 5배 더 많다는 결론이다. 이쯤이면 거의 공포영화 수준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인천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화력발전소와 공항·항만·산업단지·도로 등 미세먼지 발생원이 산재해 있다. 특히 덤프트럭이 도심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모습은 익숙하다.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1차 오염을 넘어 또다시 바람에 의해 2차로 흩날려 퍼진다.
동북아 물류도시라는 거창한 구호 속에 교통수단으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오염은 언제나 감춰져 있었다. 그중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인천시가 중앙정부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을 경인고속도로다. 제1경인고속도로는 50년 가까이 인천항과 서울을 잇는 산업화의 동맥이었다. 하지만 도시를 동서로 분리했고, 이 도로를 다니는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와 소음에 시달렸다.
관리권을 넘겨받는다는 소식에 당장 지역을 분리한 방음벽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고, 주변 땅값까지 들썩거린다는 소문이다. 하지만 계속 도로로 이용되는 한 소음과 미세먼지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방음벽 문제는 동전의 양면이다.
인천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는 경인고속도로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귀중한 자산이 되어야지 또 다른 환경오염 발생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인천항과 제2·3 경인고속도로가 있고, 제2외곽순환도로도 건설 중이다. 최근에는 인천지하철 2호선도 개통했다. 도심을 관통하는 경인고속도로의 도로기능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이에 비해 인천의 녹지는 수많은 개발로 인해 기아상태다.
인천의 'S자 녹지축'이라고 불리는 계양산으로부터 청량산에 이르는 녹지는 인천의 허파다. 하지만 경인고속도로는 그 중심을 50년동안 끊어놓았다. 만약 경인고속도로부지가 녹지로 전환돼 남북의 'S자 녹지축'과 동서의 경인고속도로부지 녹지와 합쳐지면 새롭게 인천의 'X자 녹지축'이 완성된다. 두개의 허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쾌적한 삶을 위해 도로를 선택할지 녹지를 선택할지 시민의 몫이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