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우 올림픽 금메달은 무게 500g 중 494g이 은이고 금은 6g에 불과하다고 했다. 제작 원가 70만원. 그걸 따기 위한 4년간의 고된 훈련 결과가 안 좋다면 그 허탈감이 얼마나 클까. 땄다 하면 명예와 돈이 평생 따르건만…. 평생연금만도 각각 100만원, 75만원, 52만5천원이라고 했다. 나라에 따라선 부상(副賞)도 크다. 중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아파트 한 채와 푸짐한 상금을 줬다. 말레이시아는 포상금 7억원에다가 특히 배드민턴 우승의 경우 플러스알파가 7억원이고 재벌 격려금도 추가된다. 싱가포르도 7억9천만원, 이탈리아 2억1천만원, 러시아도 기본금이 400만 루블(약 1억5천만원)이지만 낙후된 특정지역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6억원을 더 준다. 그런데 런던 올림픽 때인 2012년 8월 6일은 중미 카리브 해의 소국 그레나다의 국경일이었다. 키라니 제임스 선수(19)가 육상 400m에서 사상 최초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다.
그런 금메달을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Phelps·31)는 이번 리우 올림픽까지 개인통산 21번째 금메달을 땄다는 놀라운 기록이다. 메달(medal)의 어원은 라틴어 메달라(medala)로 동전을 뜻하지만 금메달의 우리말은 '금패(金牌)'다. 금으로 만든 상패다. 은메달은 은 상패, 동메달은 동 상패다. 문패(門牌), 골패(骨牌), 위패(位牌)도 같은 牌자 돌림 단어고 옛날 암행어사가 허리에 숨겨 찼던 건 마패(馬牌), 조선시대 16세 이상의 남성이 허리에 찼던 건 호패(號牌)였고…. 지금도 중국에선 '金牌(진파이), 銀牌(인파이), 銅牌(둥파이)'라 부른다. 일본에선 메달의 '달'자 발음이 안돼 '킨메다루, 긴메다루, 도메다루'라 읽지만…. 그런 메달이 목에 걸리면 일단 깨물어보는 퍼포먼스 또한 이채롭다.
지난 런던 올림픽에선 금메달 13개로 5위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독, 프, 이탈리아와 11위 일본을 제치고…. 당시 '더 타임스' '더 미러(Mirror)' '더 선(Sun)'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신문과 Die Welt(디 벨트), Die Zeit(디 차이트) 등 독일 신문 등은 작은 스포츠 강국 한국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번에도 그런 찬사가 이어지길 바라건만 어떨까.
/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