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 자료만 검토한후 그대로 반영… 비판 불보듯
기상청은 최근 비정상적인 기온이 관측되는 광주시 퇴촌보건소 2층 옥상에 설치된 퇴촌지점의 AWS를 검증하기 위해 5m 떨어진 지상에 기상청 보유 AWS를 설치하고 5일간 최고 기온을 비교한 결과, 하루 평균 1.7도(최대 2.2도)에 달하는 편차를 확인했다. 옥상의 복사열이 AWS의 기온 측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검증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도의 AWS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도내 AWS의 87.9%가 옥상에 설치된 만큼 퇴촌지점과 같은 측정오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옥상에 설치된 AWS 주변의 실외기 및 환풍기 등 장애물적 열원에 대해서도 기온측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기상관측시설 평가에 적용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은 도의 AWS에서 측정된 엉터리 기온을 검증없이 기상예보 등에 반영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기상청은 폭염에 AWS의 기온관측을 활용하겠다는 지난 6월 15일 발표 전 자체 장비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마쳤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최근 화두로 떠오른 폭염 등 기온 재해에 AWS에서 측정된 정확한 기온정보를 활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도의 AWS에 대해서는 도가 직접 설치하고 운영한다는 이유로 정상적으로 운용된다는 문서 자료만 검토하고 그대로 적용 시켰다.
이 때문에 옥상의 복사열과 실외기 및 환풍기 등 열원에 영향을 받아 비정상적인 기온이 측정된 정보들이 고스란히 기상 데이터로 활용되는 빌미를 제공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도의 AWS에서 측정된 강수량과 풍향 풍속계에서 그동안 이상이 기록되지 않아 기온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장애물적 열원에 영향을 받아 이상 기온이 관측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전수조사를 통해 바로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성·조윤영 기자 yayajoon@kyeongin.com